지구촌 곳곳 이상기후 몸살…피해 속출

지구촌 곳곳 이상기후 몸살…피해 속출

입력 2013-01-10 00:00
업데이트 2013-01-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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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악 겨울폭풍으로 물난리·폭설 사태 호주는 불볕더위, 러시아·아시아는 혹한

최근 지구촌 곳곳에 폭풍·폭염·혹한 등 이전에는 드물던 이상 기후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피해도 쏟아지고 있다.

중동은 눈비를 동반한 강력한 겨울 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남반구와 북반구 국가들은 각각 이례적인 혹서와 혹한으로 크게 고통받고 있다.

◇중동 20년 만의 최악 겨울폭풍 = 중동 지역에는 최근 20년 만에 최악의 겨울 폭풍이 찾아와 폭설과 폭우, 우박을 쏟아붓고 있다.

큰비에 익숙하지 않은 이 지역에 나흘째 폭우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물 난리가 잇따르면서 교통 등 국가기능 마저 마비됐다.

레바논 기상청은 이번 폭우를 넘어서는 것은 한 달 동안 연이어 비가 내렸던 지난 1992년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북부 산악지대에는 최고 10cm의 폭설이 퍼붓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내려온 한대기단이 이집트 카이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수은주도 곤두박질 쳤다.

이번 폭풍으로 인해 레바논, 요르단, 터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최소 17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에서는 이틀째 휴교가 이어지고 이집트에서는 어부 10여 명이 실종됐다. 또 수에즈운하를 오가는 선박 수가 시계 제한 탓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관영 메나(MENA)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이미 내전으로 연료 및 전력 부족, 굶주림에 시달리는 시리아 국민에게는 폭설과 한파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혹한 시련을 안겼다.

반군 활동가들은 이번 악천후로 시리아에서만 나흘간 수십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인접국들의 시리아 난민캠프도 타격을 입었다. 요르단 북부의 자타리 캠프에서는 이상한파를 동반한 시속 70km 이상의 강풍과 폭우로 텐트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본 시리아 난민들이 구호요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겨울이 길고 폭설이 잦았던 미국 시카고는 이례적으로 올해에는 극심한 ‘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호주·남아공 등 남반구는 폭염에 몸살 = 이와는 반대로 섭씨 40도를 넘는 살인적 폭염이 남반구 호주를 강타해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호주의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40.33도로 ‘가장 더운 날’ 기록을 깼다. 기존 최고기록은 지난 1972년의 40.17도였다.

이튿날인 8일도 전국 평균 40.11도로 사상 세 번째로 더운 날을 기록했다. 호주 사상 가장 더웠던 열흘 가운데 나흘이 2013년에 있을 정도다.

이처럼 극심한 더위로 수백 건의 산불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 사태가 거의 일주일간 지속하면서 피해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최대 인구가 사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는 산불 126건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중 15건 이상은 불길조차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NSW주와 태즈메이니아주에서만 200채가 넘는 가옥이 산불로 파괴되고 1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불에 타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 태즈메이니아에서는 전체 토지의 1%가 불에 탔다.

폭염은 9~10일 한풀 꺾였지만, 오는 11일에는 또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호주 기상청은 예보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교통경찰관 채용을 위한 체력 검정 테스트를 받던 응시자 7명이 탈수 및 열사병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러시아·동유럽·아시아는 혹한 피해 = 북반구의 러시아와 동유럽, 아시아 일부 지역은 기록적인 한파로 피해를 봤다.

러시아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러시아를 강타한 혹한은 지금까지 총 17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말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은주가 한때 모스크바에서는 영하 30도, 동부 시베리아에서는 영하 60도까지 떨어졌다.

새해 들어서는 한파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에선 여전히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웃한 우크라이나에서도 80명 이상이 숨지고 체코와 크로아티아 등 다른 동유럽 국가에서도 지난해 12월 폭설을 동반한 한파로 피해가 속출했다.

인도에서는 9일간 지속된 한파와 함께 짙은 안개가 찾아와 토마토 등 일부 채소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뉴델리를 비롯한 인도 전역에선 한파에 이미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도 곳곳에서 도로가 폐쇄되고 비행기 연착이 속출하는 등 맹추위로 큰 불편을 겪었다. 중국 동북지방의 경우 평균 기온이 영하 15.3도까지 떨어져 43년 만에 가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열흘간 서울의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11.5도를 기록하는 등 지난 1986년 이후 가장 강력한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기온, ‘기후지도’도 바꾼다 = 호주의 기록적 고온 현상은 기상청이 만드는 날씨 지도까지 바꿔놓았다.

호주 기상청은 날씨로 기온대를 나타내는 기상예보지도에, 전에는 사용하지 않은 어두운 보라색과 진홍색을 추가했다. 51도에서 54도 사이 기온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이전에 최고 구간에 해당했던 검은색은 표시할 수 있는 온도가 50도에까지 그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14일 많은 지역에서 기온이 50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온도의 폭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새로운 두 가지 색상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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