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인질사태’ 생존자가 전하는 악몽의 순간

‘알제리 인질사태’ 생존자가 전하는 악몽의 순간

입력 2013-01-20 00:00
업데이트 2013-01-2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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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었어요. 많은 이가 죽어나갔고, 모두가 울부짖었어요”

알제리 천연가스 생산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국제 인질극이 발생 나흘만인 19일(현지시간) 알제리군 특수부대의 최후 공격으로 사실상 종료됐다.

그러나 민간인 인질 23명이 목숨을 잃은 이번 참사는 동료를 뒤로 하고 탈출하거나 풀려나 목숨을 구한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악몽으로 남았다.

인질로 붙잡혀 있다 풀려난 한 알제리인은 “당시는 악몽이었고 끔찍했다. 죽음이 이어졌고, 밤은 매우 힘들었다. 우리에겐 먹을 것이 전혀 없었고, 모두가 울부짖었다”며 당시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들리고 여성들의 비명이 이어졌다고 이 생존자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만난 한 20대 알제리인 청년은 풀려날 때 함께하지 못한 외국인 동료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훔쳤다.

그는 괴한들이 프랑스인 동료를 총으로 쏘는 것을 목격했다며 “우리는 운이 좋았지만, 숨진 동료의 얼굴이 눈앞에 맴돌아 괴롭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 최초의 외국인 생환자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 출신의 스티븐 맥폴은 목에 폭발물이 묶인 상태에서 구사일생으로 현장을 벗어났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맥폴은 지난 17일 오전 알제리 정부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된 이후 괴한들에 이끌려 다른 인질들과 함께 5대의 차량으로 나눠 이동하다가 정부군의 폭격으로 탑승한 차량이 전복된 틈을 타 도망쳤다고 그의 가족들이 전했다.

그는 자신이 타고 있던 차량 외 다른 4대는 정부군의 공습에 완파됐다며 자신이 현장의 유일한 생존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인 생존자인 프랑스 출신 요리사 알렉산드르 베르소는 괴한들이 침입한 사실을 깨닫고 구조되기까지 침대 아래 몸을 숨긴 채 40시간을 버텼다.

베르소는 “숨어 있는 동안 수십 발의 총성을 들었다”면서 녹색 유니폼 차림의 알제리군을 보고서야 안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알제리 정부는 이번 사태로 외국인을 포함, 인질 23명과 인질범 32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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