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안전제일주의, 지나치면 관료주의?

일본의 안전제일주의, 지나치면 관료주의?

입력 2013-02-07 00:00
업데이트 2013-02-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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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철도, 폭설예보 믿고 운행줄였다가 ‘뭇매’

안전 지상주의와 관료주의의 미묘한 경계에서 줄타기를 잘못한 일본 철도회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본 최대의 철도회사로, 도쿄 전철 노선의 골간을 책임지는 JR 동일본(동일본 여객철도)은 6일 오전 적설량 10cm의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도쿄 전철 운행량을 노선별로 10~50% 줄였다.

그러나 눈은 예보된 만큼 오지 않았다. 그러자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7일 JR 동일본이 일기예보만 믿고 운행량을 과도하게 줄이는 바람에 시민들이 출근 시간대에 큰 불편을 겪었다고 꼬집었다.

역마다 대 혼잡이 빚어졌고, 승객들은 연착으로 길게는 1시간 이상 시간 낭비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메이지학원대학의 하라 다케시(原武史) 교수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피해에 대한 과도한 방어본능이 쓸데없는 혼란을 키었다”고 비판했다.

JR 동일본은 운행 차량수를 줄인 배경에 대해 폭설 때문에 운행 중인 열차가 역과 역 사이에서 정차할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87년 일본의 국영철도 사유화 정책에 따라 민영화했지만 아직 ‘관(官)’ 문화가 남아있는 JR 동일본의 대응이 실제 강설량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한 여타 민간 철도회사와 큰 대조를 이뤘다고 아사히 등은 지적했다.

JR 동일본 이외의 다른 민간 철도회사들은 5일 밤 나온 폭설 예보에 따라 상황을 주시했지만 6일 아침 예상만큼 눈이 내리지 않자 정상운행을 했던 것이다.

민간 철도회사 게이큐(京急) 전철의 한 관계자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운행하는 것이 철도회사의 사명”이라며 “운행 차량을 줄이는 것은 최종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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