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고기 라자냐’ 생산한 프랑스 업체가 납품
이른바 ‘말고기 파문’이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가운데 영국 최대의 유통업체 테스코가 판매해온 냉동식품에서도 다량의 말고기 성분이 검출됐다.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스코는 자사의 ‘에브리데이 밸류’ 냉동 볼로네즈 스파게티 제품에 대해 성분조사를 한 결과 일부 표본에 말고기가 많게는 60% 이상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다진 쇠고기가 들어가는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로, 테스코 자체 상표가 붙어 있으며 프랑스의 식품가공 업체 코미겔이 납품했다.
테스코 그룹의 팀 스미스 기술국장은 “해당 제품은 우리가 승인한 업자가 공급한 아일랜드산 쇠고기만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미겔이 생산한 제품을 더는 공급받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코미겔이 생산해 스웨덴 업체 핀두스에 납품한 냉동 쇠고기 라자냐(면이 넓적한 파스타의 일종) 일부도 말고기가 최대 100%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문제가 된 볼로네즈 스파게티는 테스코 매장에서 회수된 상태다.
테스코는 지난달에도 말고기가 섞인 쇠고기버거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제품을 매장에서 회수했다.
오언 패터슨 영국 환경장관은 영국 소매업협회(BRC)와 식음료연맹(FDF), 영국육류가공협회(BMPA) 등 유관단체 대표들을 불러 모든 쇠고기 가공식품에 대한 즉각적인 성분 조사를 요구했다고 의회에 밝혔다.
패터슨 장관은 ▲이번 주 내로 의미있는 조사 결과를 낼 것 ▲앞으로 3개월마다 조사를 시행하되 식품안전청(FSA)을 통해 결과를 공개할 것 ▲문제소지가 발견되면 FSA에 즉각 보고할 것 등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캐서린 브라운 영국 식품안전청장은 축산업자들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찌꺼기를 닭에게 주입한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교차오염’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조사 범위를 닭고기 등 기타 육류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영국에서 시작된 말고기 파문은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에서도 쇠고기가 포함된 즉석식품 회수를 가져오면서 여타 유럽 국가로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코미겔은 프랑스 정육처리 업체 스판게로로부터 고기를 납품받는데, 이 고기는 루마니아산으로 네덜란드와 키프로스 업자를 거쳐 제공된 것으로 프랑스 당국은 보고 있다.
파문의 진원으로 지목된 루마니아 당국은 국내 도살장 전체를 점검한 결과 말고기를 쇠고기로 속여 파는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루마니아 국립수의학보건기구(ANSVSA)는 “지난해 말과(科)동물의 고기 6천300t을 수출했고 이 가운데 약 96.6%가 불가리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폴란드, 헝가리, 벨기에로 수출됐다”며 “나머지는 국내에서 소비됐다”고 1일 밝혔다.
ANSVSA는 국내 도살장이 말고기를 쇠고기로 잘못 표시해 판매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빅토르 폰타 루마니아 총리도 자국이 ‘유력한 용의자’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며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