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성추문’ 연루 추기경, 콘클라베 참석 논란

‘성직자 성추문’ 연루 추기경, 콘클라베 참석 논란

입력 2013-02-21 00:00
업데이트 2013-02-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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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의 후임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성직자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추기경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를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보통 콘클라베가 열릴 때면 회의에 참석하는 추기경들의 과오와 치부가 새삼 환기되곤 한다.

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 대주교를 지내면서 교구 내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하려 한 로저 마호니 추기경이 그 대상이 됐다.

최근 이탈리아의 영향력 있는 가톨릭 전문지인 ‘파미글리아 크리스티아나’는 온라인 독자들에게 마호니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참석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350개가 넘는 답변 중 대부분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이어 미국의 비영리단체 ‘가톨릭 연합’은 마호니 추기경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으며 지금까지 5천600명이 서명했다.

이 단체 회원인 안드레아 리우런-그로스먼은 “그는 성추행을 당한 아이들을 생각해 대중에게서 멀어져야 한다”며 “그가 정말 죄책감을 느낀다면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호니 추기경은 콘클라베에 참석할 것이며 누구도 자신에게 사퇴를 압박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 블로그를 통해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겪었던 ‘치욕’을 그가 똑같이 견뎌낸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그는 “나와 교회, 우리를 둘러싼 부정에 대한 신자들의 분노를 이해한다”며 “신께 감사하게도 나는 그저 그 가운데 서 있으며 그들을 축복하고 용서해달라고 기도한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바티칸 역사학자들은 건강상 문제나 정부의 개입으로 문제가 생긴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추문으로 추기경의 콘클라베 참석을 막았던 전례는 없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바티칸에서 성범죄 전담 검사로 일한 카를레스 시클루나 주교는 콘클라베 참석 여부가 결국 마호니 추기경의 양심에 달렸다고 말했다.

앞서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지난달 마호니 추기경을 포함해 성추문에 관련된 교회 내부인사 120여명의 정보가 담긴 수천장의 기밀문서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마호니 추기경은 오는 23일 이와 관련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콘클라베 참석자 명단에는 마호니 추기경 외에도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션 브래디 아일랜드 추기경, 저스틴 리갈리 필라델피아 추기경 등 교황청으로서는 ‘부끄러운’ 인사들이 일부 포함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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