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3시간… 하루 3시간만 노동”… 美 CEO 도발에 佛 노동자 ‘발끈’

“수다 3시간… 하루 3시간만 노동”… 美 CEO 도발에 佛 노동자 ‘발끈’

입력 2013-02-22 00:00
업데이트 2013-02-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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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기업 대표가 프랑스 노동자들의 근로 태도를 맹비난하자 프랑스가 발끈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타이어 제조업체인 타이탄인터내셔널의 모리스 테일러 최고경영자가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에게 보낸 편지가 논란의 발단이 됐다. 테일러는 경제난으로 폐쇄 직전에 처한 프랑스 북부 아미앵의 굿이어 타이어공장에 대한 인수 협상을 재개해 달라는 몽트부르 장관의 요청에 “프랑스 노동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하루에 단 3시간만 일한다”며 프랑스의 노동 문화를 지적하는 편지를 보냈다.

테일러는 “공장에 여러 차례 가봤는데 그들은 1시간은 밥 먹고, 3시간은 잡담하며 보내고 나머지 3시간만 일할 뿐이었다”면서 “프랑스 노조원들 앞에서 이렇게 얘기했더니 ‘프랑스 방식’이라며 콧방귀도 뀌지 않더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평소에도 직설 화법으로 유명한 그는 “내가 이런 나라의 공장을 인수한다면 바보”라면서 지난해 굿이어 노조의 반대로 포기했던 협상 재개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이대로 가면 프랑스 대표 타이어 제조업체인 미셰린도 5년 내 프랑스에서 타이어를 생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FT는 프랑스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 35시간 노동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사회당이 일자리를 늘린다는 명분 아래 도입한 주 35시간 노동제와 관련, 보수당 세력은 주당 39시간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사회당과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왔다.

프랑스에서는 테일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몽트부르 장관은 “극단적인 발언”이라며 “프랑스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프랑스의 최대 노조인 CGT는 “테일러가 미쳤다”면서 “테일러의 편지는 그가 다국적 기업을 이끄는 데 적합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날을 세웠다. 프랑스 사회당 역시 테일러의 편지를 “프랑스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끔찍한 도발”이라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3-02-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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