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강제 예산삭감 발동…정치권은 주말 ‘뒷짐’

미국 강제 예산삭감 발동…정치권은 주말 ‘뒷짐’

입력 2013-03-02 00:00
업데이트 2013-03-0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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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주례 연설서 대안 제시 않고 협상 재촉구

미국 연방정부의 광범위한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가 공식적으로 발동하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난 시점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재촉구했다.

이번 주말·휴일이 시퀘스터 충격을 흡수할 좋은 기회이지만, 미국 정치권이 협상을 벌일 기미는 아직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시퀘스터 회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와 회동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자 곧장 예산 자동 삭감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2일부터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 850억 달러(약 92조원)의 연방 정부의 국방 및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 예산이 자동으로 깎여 경제·사회·안보 분야 전반에 영향을 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침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번 예산 삭감은 현명하지 못한 일로,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고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며 “민주·공화 양당이 합의점만 찾는다면 언제라도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새로운 협상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미국 정치권은 방대한 규모의 재정 적자와 16조 달러를 넘어선 국가 채무를 어떻게 감축할지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백악관·행정부와 민주당은 이를 해결하려면 예산 감축과 세금 인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올해 초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에서 세금을 올린 만큼 이 문제는 논외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 연설에서 시퀘스터가 각 분야에 미칠 영향을 되풀이해 나열하고는 “혹독한 예산 삭감이 이미 전국에 걸쳐 미국민에게 고통을 끼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주부터 군수업체는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 군기지 주변 공동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국경 경비대원, 연방수사국(FBI) 요원, 국방부 민간인 직원 등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수십만 명의 봉급과 근로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삭감 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전문가들은 결국 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퀘스터가 실제 발동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부유층의 세금 감면 혜택을 지켜주느라 협상 자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퀘스터의 영향을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책임 떠넘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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