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기간 티베트인 분신ㆍ시위 잇따라

중국 양회 기간 티베트인 분신ㆍ시위 잇따라

입력 2013-03-18 00:00
업데이트 2013-03-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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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 아바 자치주서 가정주부ㆍ불교 승려 분신

중국의 연례 최고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ㆍ전인대와 정협) 기간 당국의 엄중한 통제와 감시 속에서도 중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하는 티베트인의 분신 기도와 시위가 잇따랐다고 미국 아시아자유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티베트인 밀집 거주지역인 쓰촨(四川)성 아바(阿패<土+覇>)티베트족자치주에서 가정주부 쿤촉 왕모(31)와 티베트 불교 승려 롭상 토크메이(28)가 지난 13일과 16일 분신으로 숨져 각각 108번째와 109번째 분신자로 기록됐다.

쿤촉 왕모는 아바 자치주 뤄얼가이(若爾盖)현에서 13일 자정 직전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그는 지난 2009년 2월이래 분신을 시도한 15번째 티베트 여성이다.

경찰이 즉각 쿤촉 왕모의 시신을 수습하고 화장을 해 분신 소식이 당분간 통제됐다. 그의 남편 돌마 키압은 이번 분신의 원인이 가정불화에 있다고 진술하라는 당국의 강요에 반발한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승려 롭상 토크메이는 16일 아바 자치주에 있는 키르티(중국명 거얼덩·格爾登) 사원 내 자신의 방에서 분신을 감행했다.

그는 몸에 불이 붙은 채 티베트 불교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사찰 일주문을 향해 뛰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3월16일은 중국 무장경찰이 2008년 현지에서 티베트족 시위대에 발포해 10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난 지 5주년 되는 날이다.

런던 소재 인권단체 ‘자유 티베트(Free Tibet)’도 이번 분신사건을 확인하면서 현지 병원에 대규모 경찰이 출동해 롭상 토크메이의 시신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앞서 티베트인들은 지난 10일 중국에 무력으로 맞서다 대규모 유혈 사태를 빚은 ‘티베트 봉기’ 54주년을 맞아 아시아 곳곳에서 중국의 강압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 4일 우쩌강(吳澤剛) 아바 자치주 주장은 키르티 사원 승려들이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망명 티베트인과 공모해 조직적으로 티베트족 분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인의 분신 기도를 막기 위해 양회 개막전부터 아바주를 비롯한 티베트인 밀집 거주 지역에 대해 통제와 감시를 강화했다.

분신 항의 기도 관련자 10여명을 사전에 체포 구금했다. 법원에서 15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주민도 있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분신 항의자를 범죄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국은 또 분신 발생 가능 지역에 무장경찰을 배치하고 분신이 발생한 지역은 외부와 통신을 차단하기도 했다.

티베트에선 1959년 3월 10일 중국 공산당의 통치에 반발하는 무장봉기가 일어나 1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8만 명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따라 국외로 망명길에 올랐다.

지난 2008년 3월 14일에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76명이 투옥됐다. 일부 인권 단체는 2008년 유혈사태 사망자가 2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또 2009년 티베트인들의 분신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109명이 분신한 것으로 집계됐고 중국은 이에 강경하게 대응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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