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종 AI 감염경로 ‘미스터리’

중국 신종 AI 감염경로 ‘미스터리’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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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배제 못 해

사람에서 처음 발견된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의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확진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가금류와 전혀 접촉이 없던 것으로 조사돼 사람 간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4일 중국 보건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중국에서 발견된 H7N9형 AI 확진 환자는 모두 9명이다.

이 가운데 AI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가금류 또는 돼지 등 가축과 접촉이 확인됐거나 접촉 가능성이 큰 환자는 4명이다.

안후이성 환자 한(韓)모씨는 가금류 또는 돼지와 접촉한 것이 확인됐고, 장쑤성 환자 쉬(許) 모씨는 가금류 도축업에 종사했다.

상하이시 환자 우(吳) 모씨(3월 4일 사망)는 가금류를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돼지고기 판매업에 종사했고, 저장성 환자 훙(洪) 모씨(3월 27일 사망)는 요리사여서 생가금류나 돼지고기 접촉이 잦았다.

그러나 상하이시 사망자 리(李) 모씨를 포함한 나머지 확진 환자 5명은 가금류와 접촉이 전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감염 경로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가금류나 돼지와 접촉이 많은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더라도 신종 AI에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H7N9형 AI는 노약자는 물론 청년층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9명의 환자 가운데 4명이 20∼30대의 건장한 청년이었고, 사망자 3명 가운데 2명은 20∼30대였다.

특히 가금류나 돼지와 직접 접촉 없이 H7N9형 AI에 걸린 사람들이 전체 환자의 절반을 넘자 사람 간에도 전염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H7N9형 AI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퍼질 수 있다면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질 수 있어 중국 정부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 보건 당국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국민의 동요를 막으려고 “사람 간에 H7N9형 AI 바이러스 확산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중국에서 가금류와 야생 조류에서는 H7N9형 AI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사람도 걸렸던 H5N1형 AI와 달리 H7N9형 AI 바이러스가 조류에는 별다른 감염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사람에게만 유독 치명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조류가 H7N9형 AI 바이러스의 숙주 역할을 하면서 인간에게 병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류나 돼지의 집단 폐사 상황을 통해 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미리 예상할 수 없게 돼 질병 확산 통제에 어려움이 수반된다.

홍콩대학의 미생물학자 말리크 페이리스는 “가금류의 폐사 현황으로 H5N1형 AI 바이러스 전염을 알 수 있었다는 점과 비교할 때 만약 H7N9 바이러스가 가금류 발병 없이 중국 이외 지역으로 전파된다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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