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주인, 용의자 발견후 침착한 대응…”시민영웅”

보트 주인, 용의자 발견후 침착한 대응…”시민영웅”

입력 2013-04-22 00:00
업데이트 201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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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포에 결정적 역할…헬기 열적외선 탐지능력 톡톡히 과시

 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19)가 마지막으로 몸을 숨겼던 보트의 주인이 침착한 상황 대처로 용의자를 생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보스턴 인근 워터타운에 사는 데이비드 헨베리가 자신의 보트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한 것은 19일 오후 7시(현지시간)께.

 외출금지령이 막 해제돼 바깥공기를 쐬려고 잠시 뒷마당으로 나온 터였다.뒷마당에는 그가 애지중지하는 20피트 길이의 흰색 보트가 지난겨울부터 보관돼 있었다.

 이상한 점은 줄로 묶어 둔 보트 덮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던 것.이를 수상하게 여긴 헨베리는 보트에 가까이 다가갔다.줄은 닳아서 끊어지거나 풀린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잘려 있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안을 들여다봤을 때 그의 눈에는 흥건한 피가 들어왔다.그는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덮개 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무언가가 틀림없이 보트 안에 기어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고 양아들인 로버트 더피가 NBC ‘투데이쇼’에 나와 말했다.

 헨베리는 즉시 물러서서 경찰에 신고했고,이내 총으로 무장한 경찰병력이 몰려와 집을 포위했다.

 경찰은 헬기를 상공에 투입,적외선 열화상 장비로 보트 덮개 안에 웅크리고 있던 조하르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당시 촬영된 이미지를 보면 경찰은 덮개를 들어 올리기 위해 보트 안에 로봇팔까지 투입했다.조하르는 총격을 가하며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결국 생포됐다.

 헨베리 가족은 경찰의 체포작전이 이뤄지는 동안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더피는 “40여 분간의 완벽한 악몽”이었다며 “몇 분만에 한 10년은 늙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양아버지가 영웅이 되려고도 하지 않았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며 “그는 본능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헨베리가 ‘시민 영웅’으로 회자하고 있다.

 그의 집 주변에는 수십발의 총구멍이 나고 피로 얼룩져있는 문제의 보트를 보려고 전세계 방송과 관광객들,구경꾼들이 몰려왔다.

 경찰은 보트를 비공개 장소에 증거품으로 보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웃은 “그는 보트를 마치 자식처럼 끔찍하게 아꼈다”며 “헨베리씨는 보트가 망가져 마음이 몹시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에게 새 보트를 장만해주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

 플로리다 올랜도에 사는 데보라 뉴베리(62)는 헨베리의 집에 25달러를 우편으로 보냈다며 “우리가 모두 그의 정신에 감사를 표한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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