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서 ‘서구 최초 아메리카 원주민 그림’ 발견

바티칸서 ‘서구 최초 아메리카 원주민 그림’ 발견

입력 2013-05-03 00:00
업데이트 2013-05-03 13:1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르네상스 시대 벽화 일부…콜럼버스 항해와 시기 일치”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서구인의 첫 묘사로 추정되는 그림이 500여년 만에 바티칸에서 발견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바티칸은 최근 사도 궁전 내 보르자 아파트의 15세기 벽화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보이는 인물을 새로 발견했다.

이 그림은 예수의 부활을 묘사한 프레스코화로,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핀투리키오의 1494년 작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복원 작업을 위해 그림에서 더께를 제거하던 중 예수의 관 바로 윗부분에 깃털로 머리를 장식한 남성들이 그려져 있는 것을 포착했다.

이들은 춤을 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말에 탄 인물도 있다.

바티칸은 그림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항해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됐다는 점에서 이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안토니오 파올루치 바티칸 박물관장은 핀투리키오가 콜럼버스의 원주민 묘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바티칸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전했다.

콜럼버스는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내디디고서 1493년 3월 스페인으로 돌아왔다.

당시의 교황 알렉산더 6세(로드리고 보르자)는 스페인 출신으로, 콜럼버스의 항해를 후원한 스페인 왕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 6세는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소유권 주장을 중재하는 등 아메리카 대륙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콜럼버스의 경험담을 접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벽화가 설치된 보르자 아파트는 알렉산더 6세의 사저로 이용됐으나 그가 1503년 선종하고 나서는 오랫동안 방치됐다. 후대 교황들이 방탕한 삶으로 악명이 높았던 그와 연관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1889년 레오 13세가 재개장했으며 현재는 종교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