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은행절도…해킹후 26개국 ATM서 500억원 빼내

희대의 은행절도…해킹후 26개국 ATM서 500억원 빼내

입력 2013-05-10 00:00
업데이트 2013-05-1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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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행 2곳 해킹후 각국서 인출…美, 뉴욕서 8명 적발

보안시스템이 취약한 중동 은행들의 전산망을 해킹, 세계 26개국에 퍼진 이들 은행의 현금인출기(ATM)를 통해 4천500만 달러(약 500억원) 상당을 강탈한 희대의 ‘사이버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9일(현지시간) 이번 사건 용의자 중 뉴욕 일대에서 활동한 8명의 신원을 확보, 숨진 1명을 제외한 7명을 금융사기 공모 및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8명은 모두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미국 시민권자로 확인됐다. 이중 우두머리로 알려진 알베르토 유시 라후드-페나는 지난달 도미니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뉴욕 지역 ATM에서만 총 240만 달러를 빼냈다. 훔친 돈은 고급 동차와 시계 등 각종 사치품을 구입하는 방식의 돈세탁을 거쳤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국제적 범죄집단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범죄는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됐다. 먼저 해커들이 직불카드 계좌에 접근해 인출 한도를 걷어내면 이른바 ‘캐셔’(casher)로 불리는 각국의 인출책들은 해커들이 나눠준 계좌정보를 토대로 일시에 현금을 뽑아내는 식이다.

로레타 린치 뉴욕 연방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실상 범죄형 플래시몹(flas mob)”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보안 시스템이 취약한 중동국가 은행들의 전산망을 노려 세계 각 지에 있는 이들 은행의 ATM으로부터 돈을 빼냈다.

작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라카뱅크’의 세계 각지에 있는 ATM에서 500만 달러를 인출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오만에 본부를 둔 ‘뱅크오브무스캇’의 ATM들로부터 4천만 달러를 빼냈다.

낡은 호텔 카드키부터 기한이 만료된 신용카드까지 가능한 모든 MS(magnetic stripe card·마그네틱카드)형 카드가 동원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뉴욕 연방검찰은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세계 12개국 수사기관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그 외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 현지 한 금융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가히 사상 최대 규모의 ATM 사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MS형 카드를 하루빨리 집적회로(IC) 카드로 전환해 해킹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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