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푸틴’ 저명 경제학자, 당국 수사받고 ‘국외도피’

‘反푸틴’ 저명 경제학자, 당국 수사받고 ‘국외도피’

입력 2013-05-30 00:00
업데이트 2013-05-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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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저명 경제학자가 당국의 수사를 받은 뒤 최근 러시아를 떠났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서방 언론은 이 사건을 푸틴 정권하에서 야당 성향의 진보주의자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2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구리예프 러시아 신경제학교(NES) 학장은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연방수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호도르코프스키는 2003년 횡령과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

구리예프 학장은 또 겸임하고 있던 스베르은행의 임원직과 러시아 벤처 컴퍼니의 이사회 의장직에서 모두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현재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구리예프 학장의 변호인인 루슬란 코즈후라 변호사는 “구리예프는 2010년 호도르코프스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적이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당시 증언 상황에 관해 질문받았다”며 그가 기소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구리예프가 푸틴에 반대하는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공개 지지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낸 세르게이 알렉사셴코 모스크바 고등경제학교 교수는 이번 조사가 최근 푸틴 대통령 측의 정적에 대한 위협과 관련 있다며 “야권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이들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당시 경제 참모였던 이고르 유르겐스는 “구리예프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사실이라면 매우 슬픈 일”이라며 “이번 일이 똑똑한 젊은이들의 대탈출의 시작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측은 이번 일이 반대파에 대한 탄압이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법권 남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은 “구리예프가 떠나길 원하면 떠나게 해주자. 만약 그가 돌아오기 원한다면 돌아오게 하자. 그건 개인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구리예프가 소속된 신경제학교 측도 그가 휴가 중이며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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