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모기, 사람 냄새 못 맡아

유전자 조작 모기, 사람 냄새 못 맡아

입력 2013-05-30 00:00
수정 2013-05-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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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의 유전자를 조작해 사람의 체취와 해충 기피제 냄새에 대한 반응을 바꾸는 실험이 최초로 성공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9일 보도했다.

네이처지에 실린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HMI) 과학자들의 이런 연구 결과는 모기의 유전자 조작이 가능하다는 사실 외에 모기들이 왜 그토록 사람에게 끌리는지, 또 이를 어떻게 막을지 밝혀주는 것으로 질병 퇴치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뎅기열과 황열병을 매개하는 열대 모기 (Aedes aegypti)의 게놈이 완전히 해독된 지 1년 후에 HHMI 팀은 이 자료를 이용해 곤충의 후각과 관련된 ‘orco’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실험에 들어갔다.

이 유전자는 앞서 파리의 유전자 조작 실험에서 후각과의 관련성이 입증된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ZFN 효소를 모기의 배아에 주입해 성숙하기를 기다렸다가 변이가 일어난 개체들을 가려낸 뒤 변종을 만들어냈다.

실험 결과 이들 변종 모기는 후각과 관련된 뉴런(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행동 관찰 시험에서는 더욱 큰 변화를 보였다.

보통 Aedes 모기들은 사람과 다른 동물들이 같이 있을 때 사람에게 달려든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 모기들은 모르모트와 사람 가운데 사람을 선호하지 않았으며 사람 냄새를 맡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성분이 주위에 있어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단 하나의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사람을 선호하는 모기를 근본적으로 혼란시킬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모기들의 이런 행동이 모르모트에서 나는 ‘악취’ 와 사람에게서 나는 ‘좋은 냄새’를 맡지 못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이어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모기 기피제의 DEET(방충) 성분에 대해 유전자조작(GM) 모기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10% 농도의 DEET 용액에 담갔던 사람의 팔과 그렇지 않은 팔이 함께 노출됐을 때 GM 모기는 둘에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DEET 냄새를 맡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일단 사람의 팔에 내려앉은 뒤에는 DEET가 묻은 팔로부터 재빨리 달아났다.

연구진은 “이는 모기가 DEET 성분을 감지하는데 두 개의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나는 공기 중에서, 다른 하나는 피부와 접촉했을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기가 기피제에 반응하는 이중 메커니즘이 논의된 적은 있지만 실지로 관찰되기는 처음이다.

연구진은 모기의 orco 유전자 단백질과 후각 수용체의 상호 작용을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면 모기들이 어째서 그처럼 유난히 사람을 쫓아다니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며 차세대 기피제에 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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