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사고’ 꿈 많던 두 소녀, 중국을 울리다

‘아시아나機 사고’ 꿈 많던 두 소녀, 중국을 울리다

입력 2013-07-09 00:00
업데이트 2013-07-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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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멍위안(葉夢圓)·왕린자(王琳佳), 집으로 돌아오렴. 어서 빨리 돌아오렴!”

중국 저장성 장산 시내 쉬장공원에서는 8일 저녁 수백명의 시민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로 숨진 중국인 여고생 2명을 애도하는 행사가 열렸다.

꽃다운 두 소녀의 짧은 삶의 궤적이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면서 14억 중국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아시아나 착륙사고로 숨진 왕자린과 예멍위안(왼쪽)의 생전 모습(출처=웨이보)
아시아나 착륙사고로 숨진 왕자린과 예멍위안(왼쪽)의 생전 모습(출처=웨이보)
중국 저장성 장산시 장산고 1학년인 두 여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절친’이었다. 예양은 11반, 왕양은 10반이었지만 항상 점심을 같이 먹었다. 왕양의 모친은 “둘은 비행기에서도 뒤에 나란히 함께 탔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아교정기를 낀 예양은 여느 여학생들처럼 TV드라마 ‘아이칭궁위’(愛情公寓·사랑아파트)를 좋아하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대화명으로 ‘제제’(姐姐·언니)를 쓰면서 다 큰 아가씨인 척했던 소녀였다.

가족과 친구들이 전하는 예양은 공부는 물론이고 예술과 체육에서도 다양한 끼가 넘쳤다. 영어와 물리과목 반 대표를 맡았고 피아노도 수준급 실력이어서 중국 피아노 최고급수인 10급까지 땄다.

예양의 모친은 “최근 전국 에어로빅 대회에서 우승했고 학교 연례 웅변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따”고 전했다.

친구들도 예양의 죽음에 크게 슬퍼했다. 한 동급생은 “치아교정기를 끼면 보통 사람들은 잘 웃지 않는데 멍위안은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면서 “3월 소풍 때 학내기자를 맡아 취재도 했다”고 기억했다.

예양은 지난해 교내 인기학생 베스트 10위에 들기도 했다. 예양은 7일 한때 중국 언론에서 무사한 것으로 발표되기도 해 나중에 사망이 확인되자 안타까움을 더했다.

왕양은 중학교 때부터 고교 1학년 때까지 반장을 도맡은 모범생이었다. 학교 방송반에서 활동하며 매주 목요일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중학교 담임 교사는 “왕양은 성적도 좋았지만 평소 반에 문제가 생기면 친구들을 끝까지 설득하곤 했다”면서 “중학교에서 3년 연속 반장을 한 것도 친구들이 만장일치로 그를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두 소녀는 학교 친구들과 함께 여름방학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트힐스에 있는 ‘웨스트밸리 크리스천 교회’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장산고는 하버드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높은 학교다.

이들의 죽음이 알려진 뒤 중국의 포털 사이트와 각종 개인 블로그 등 인터넷은 눈물바다가 됐다. 특히 둘 중 한명은 사고 뒤에도 살아 있다가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에 치여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슬픔을 더했다.

왕양의 웨이보에도 2만 3000여명이 댓글을 남겼다. 중국 네티즌들은 “천국에서 편히 잠들기를…”, “너는 혼자가 아니야”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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