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귀몰’ 빈라덴…면도하고 카우보이 차림하며 은신

‘신출귀몰’ 빈라덴…면도하고 카우보이 차림하며 은신

입력 2013-07-09 00:00
업데이트 2013-07-0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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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사살과정 보고서 공개…정부 무능·태만 지적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과거 파키스탄 은신 시절 미국 감시위성을 피하려고 카우보이 차림을 하고 말끔하게 면도한 ‘다른 얼굴’로 체포 위기도 모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빈 라덴의 사살 과정을 조사한 파키스탄 정부 산하 ‘아보타바드 위원회’의 보고서는 은신 중 그의 일상과 아찔한 체포위기 순간을 전하며 그가 파키스탄에서 9년간 숨어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의 무능과 태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8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빈 라덴이 6년간 거주한 아보타바드의 은신처가 주변 주택단지와 다소 떨어져 있고 철조망이 둘려 있었을뿐 아니라 차도, 방문객도 없었지만 지역 정부 관계자, 경찰, 정보 당국 누구도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고서도 이 부분을 지적하며 누구도 이를 몰랐다는 점은 ‘충격적’이며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보고서는 또 빈 라덴의 연락책인 아부 아흐마드 알 쿠웨이티의 부인을 인용해 빈 라덴이 파키스탄 북서부 스와트에 살던 시절 경찰에 체포될 뻔했지만 붙잡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알 쿠웨이티의 부인인 마리암은 자신과 남편, 빈 라덴이 2002년 또는 2003년에 차를 타고 바자르로 가던 도중 경찰이 속도위반으로 자신들을 태운 차량을 세워 빈 라덴이 차 안에 있다는 사실을 들킬 뻔했다고 위원회에 증언했다.

마리암은 그러나 알 쿠웨이트가 재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경찰이 말끔하게 면도한 빈 라덴을 알아보기 전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고서를 통해 빈 라덴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전했다. 그는 맥이 빠진다는 느낌을 들 때 사과와 초콜릿을 즐겨 먹고 착한 일을 한 손자에게 채소밭을 기르게도 해줬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이 빈 라덴의 은신에 도움을 제공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다만 “보고서 작성을 위해 만난 군부 고위 관계자들이 조직 내 과격 이슬람주의자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했다”며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서 거주한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그가 일부 정부 인사로부터 지원받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빈 라덴은 2011년 5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의 작전으로 사살됐다.

대법원 판사, 퇴역 장성, 전문 외교관 등으로 구성된 아보타바드 위원회는 관계자 200여 명의 증언과 정부 문서,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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