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갈등…미-러 멀어지고, 中-러는 밀착

스노든 갈등…미-러 멀어지고, 中-러는 밀착

입력 2013-08-09 00:00
업데이트 2013-08-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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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삼각외교’ 출현 가능성 …美 국익에 도움안돼”< FT>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에드워드 스노든(30)에 대한 러시아의 임시망명 허용에 항의해 다음 달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갖기로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함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더욱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오바마의 푸틴 모욕, 러시아-중국 관계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게 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러시아 정상회담 취소가 양국 관계 및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이 신문은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는 회의 주최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개별 양자 정상회담을 취소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을 모욕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이에 어떤 몸짓 언어가 오갈지에 시선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보도진의) 카메라들은 또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화학적 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면서 “시 주석은 그동안 양국간 관계개선을 위해 조용하게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스노든 문제를 놓고 벌인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에 환멸을 느껴 러시아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격하시키는 외교적 접근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접근법은 러시아와 중국을 더욱 가까워지게 하고 이는 결국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두뇌집단)인 ‘국가이익을 위한 센터’의 디미트리 시메스 소장은 “요즈음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들은 매우 빈번하게 전화통화를 한다”면서 “미국 지도자들과의 통화 빈도보다 높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1969년 전쟁을 벌일 정도로 갈등과 경쟁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의 개입에 반대하는 이데올로기적 친밀성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은 중국으로 하여금 러시아의 유대를 강화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러시아 또한 자국산 천연가스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줄어들자 아시아 국가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에 복귀한 뒤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으며, 시 주석도 주석 취임 후 첫 방문국이 러시아였을 만큼 두 나라 정상은 유대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1970년대 미국에 대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서로 유대관계를 강화했던 것과 유사한 ‘신(新) 삼각외교’가 출현할 수 있다고 시메스 소장은 전망했다.

시메스 소장은 “이것은 공식적인 동맹이나 전략적 협력관계는 아닐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들(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점점 더 같은 배에 타고 있으며,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국 관리들은 스노든 문제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게 만든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핵무기 감축 문제, 시리아 내전 해법 등 의제에 관해 조율이 여의치 않았다는 얘기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카니 대변인은 “신중한 검토를 거친 결과 9월 초 미국ㆍ러시아 정상회담을 개최할 만큼 양자 간 현안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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