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프리, 스위스 상점서 ‘문전박대’…인종차별 논란

윈프리, 스위스 상점서 ‘문전박대’…인종차별 논란

입력 2013-08-09 00:00
업데이트 2013-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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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윈프리에 “당신에겐 과분한 물건” 홀대

스위스에서 망명신청자들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흑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59)가 스위스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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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윈프리
윈프리는 최근 방송에서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한 고급품 상점에서 문전박대당한 사연을 전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지난달 팝스타 티나 터너의 결혼식 참석 차 스위스를 방문한 윈프리는 진열된 가방을 구경하던 자신에게 매장 점원이 “(당신에게) 너무 비싸다”라며 응대를 거부해 빈손으로 상점을 나왔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여성 갑부 중 하나인 윈프리는 자신의 이런 경험에 대해 스위스에서 인종차별이 여전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스위스에서는 윈프리의 유명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쇼’기 방영되지 않는다.

윈프리의 이 같은 폭로는 최근 스위스에서 주민투표를 통과한 망명신청자 관리 강화 조치가 인종차별 논란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망명신청자들과 주민들 간 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범죄를 예방한다는 명목 아래 등장한 이 조치는 망명신청자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로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에 군대 막사로 쓰이던 곳을 개조한 수용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들 시설은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다.

또 망명신청자들은 수영장이나 도서관, 놀이터, 교회 등의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없으며, 어린이들이 많은 학교 또는 그 운동장 주변을 배회해서도 안 된다.

망명신청자가 접근할 수 없는 ‘특별 구역’에는 노인과 장애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이같은 정책을 실행에 옮긴 곳은 베른주의 브렘가르텐과 추크주의 멘징겐 등 두 곳이다.

브렘가르텐은 최근 어린이와 여성 다수를 포함한 23명의 망명신청자를 도시 외곽에 있는 군 막사 개조 시설로 옮겼다.

에리트리아, 티베트, 스리랑카, 수단 등지에서 온 이들은 이후 시 정부에 공공 여가시설 이용하고 독일어 교습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한 망명신청자는 “온종일 멍하니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 이곳은 감옥과도 같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멘징겐도 앞으로 이 지역 망명신청자들에 대해 “어린이들과 만날 수 없도록 학교와 같은 ‘민감한 지역’에서 멀리 떨어트려 놓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는 2015년이면 멘징겐 내 망명신청자는 11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권단체들은 이런 조치들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정권이 자행한 인종 분리주의 정책)에 비견하는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스위스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망명신청자들은 대부분이 전쟁과 박해에서 도망친 어린이 등 약자들이며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6월 자국으로 망명을 신청하는 난민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망명자 수용시설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주민투표에 부쳐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스위스로 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올해 현재 4만 8천 명에 달하며, 이는 주민 332명당 1명꼴로 유럽 평균(625명당 1명)의 두 배 수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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