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심장수술 부시에 쾌유 전문…”정상회담 취소 오바마에 간접 신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장 혈관 수술을 받은 조지 W 부시 전(前) 미국 대통령에게 쾌유 기원 전문을 보낸 것을 두고 버락 오바마 정권에 대한 외교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크렘린궁 공보실은 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심장 혈관 수술을 받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쾌유를 비는 위로 전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심장혈관 폐색을 막기위한 스텐트(stent) 삽입 수술을 받았다
크렘린궁의 발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9월 초로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발표를 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갈등 관계에 있는 오바마 정권에 간접적으로 일종의 외교적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러-미 관계가 냉각기를 겪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두 나라 정상 간의 개인적 유대가 없기 때문이라는 암시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부시와 푸틴은 양국 관계의 여러 우여곡절에도 개인적으론 줄곧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 푸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뒤 “그의 눈에서 영혼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인간적 친밀감을 표시했다. 이후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대(對) 테러전, 이라크 전쟁 등의 복잡한 정치·외교적 사건 속에서도 줄곧 교류 관계를 이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2007년 미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을 부시 가문의 별장인 메인주 케네벙크포트로 초청해 화기애애한 회담을 열기도 했다.
이에 비해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관계는 공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이것이 경색된 양국 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연구원 마리야 리프만은 “때로 외교관들이 타협책을 찾지 못할 때 정상 간의 개인적 유대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바마와 푸틴 사이에는 상호 ‘화학작용’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두 정상 간에 긴밀한 스킨십과 감정적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러시아가 전(前)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임시 망명을 허가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9월 초로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해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