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버스 무임승차’ 10대 사고사에 공분

그리스 ‘버스 무임승차’ 10대 사고사에 공분

입력 2013-08-17 00:00
업데이트 2013-08-17 20: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그리스에서 10대 청소년이 시내버스에서 무임승차로 검표원과 다툼을 벌이다 숨진 사건이 사회 문제로 비화했다.

그리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당원과 시민 수백명이 16일(현지시간) 아테네 외곽 페리스테리시에서 지난 13일 숨진 타나시스 카나우티스(19)군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 사건이 정부의 가혹한 긴축정책 때문에 빚어졌다며 정부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시내버스에 돌을 던지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카나우티스군은 아테네에서 페리스테리시로 가는 시내버스에 요금을 내지 않고 탔다가 검표원에게 적발되자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버스 밖으로 떨어져 숨졌다.

좌파 성향의 일간지인 엘레프테로티비아는 1면에 “국제 고리대금업자들이 그리스를 살인으로 내몰고 있다”는 제목을 다는 등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을 구제금융에 따른 그리스 사회의 비극을 대표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사건 발생 직후에는 카나우티스군이 무임승차에 따른 과태료를 내지 않으려고 버스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표원과 싸우는 과정에서 갑자기 출입문이 열리면서 떼밀렸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나오자 논란이 더욱 커졌다.

시리자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카나우티스군이 1.2유로(약 1천800원)짜리 버스표를 갖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었다”며 “이는 그리스를 최악의 비극으로 이끈 구제금융 정책의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시리자는 실업자나 저소득층, 학생들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당국은 올해부터 적자를 줄이고자 월급 대신 무임승차 과태료(72유로)의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검표원들을 고용했으나 이 사건으로 검표원 제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모스 케디코클루 정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면서도 “시리자는 이번 비극을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계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