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 축구 감독, 역전승 소식에 ‘벌떡’

혼수상태 축구 감독, 역전승 소식에 ‘벌떡’

입력 2013-08-22 00:00
업데이트 2013-08-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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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리 팀이 4-3으로 역전했어요.”

이 한 마디에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축구 감독이 두 눈을 번쩍 떴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이 22일 보도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9부리그인 라크홀 애슬레틱FC 웨인 손 감독은 시즌 개막을 2주 정도 남기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올해 33살인 손 감독은 지난해부터 라크홀FC의 지휘봉을 잡은 젊은 사령탑이다.

하지만 9부리그의 특성상 축구 감독만 해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낮에는 부엌 설계사로 일해야 했다.

지난달 말 그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마주 오는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바람에 갈비뼈가 모두 부러져 폐 손상이 왔고 심장 동맥도 다치는 등의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그의 소속팀 라크홀FC는 결국 감독이 병상에 누워 있던 지난 10일 브리드포트와 시즌 개막전을 치르게 됐다.

손 감독의 아내 어맨다는 의식을 잃은 남편 옆에서 라크홀FC의 개막전 경기 상황을 일러주고 있었다.

워낙 축구를 사랑한 남편이 혹시 팀의 소식에 기운을 얻고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팀은 1-3으로 끌려갔고 아내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라크홀FC는 뒤늦게 힘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4-3으로 승부를 뒤집고 짜릿한 개막전 승리를 맛봤다.

그리고 이때 기적이 일어났다.

어맨다는 자신의 트위터에 “웨인에게 점수를 불러주고 있었는데 네 번째 골이 들어갔다는 소식에 남편이 눈을 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폴 랭킨 라크홀 구단주는 “원정 경기 개막전에서 이렇게 어려운 승리를 거둬 감독에게 힘을 줄 수 있었다”며 “축구는 그의 인생과 다름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손 감독의 아내 어맨다는 “의식 불명이라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남편도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간절한 믿음이 있었다”며 “그는 축구와 라크홀FC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물론 워낙 큰 사고를 당한 탓에 손 감독은 여전히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처지다.

의식을 되찾은 손 감독은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 팬들뿐 아니라 내 소식을 접한 많은 축구 팬들이 격려의 말을 전해와 힘이 된다”고 감사의 뜻을 표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빨리 완쾌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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