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망할…” 닉슨 전 대통령 낙마 직전 음성녹음 공개

“이런 망할…” 닉슨 전 대통령 낙마 직전 음성녹음 공개

입력 2013-08-23 00:00
업데이트 2013-08-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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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1913~1994·사진)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하기 직전의 음성 녹음 기록이 공개됐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가 21일(현지시간) 1971년 2월~1973년 7월 닉슨 당시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녹음한 대화 내용 중 마지막 4개월치 기록을 공개했다고 NBC뉴스가 보도했다. 1974년 8월 사임하기 1년 전쯤이다.

이날 공개된 340시간 분량의 음성에서는 자주 흥분하고 화를 잘 내던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나왔다. 닉슨은 1973년 4월 사건 수습을 위해 밥 홀드먼 백악관 수석보자관과 존 얼리크먼 국내담당보좌관 해임을 발표한 뒤 그들을 불러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망할 워터게이트 같은 것을 두 번 다시 논의하고 싶지 않다. 절대, 절대”라고 말했다.

또 국무장관 윌리엄 로저스에게는 “거지 같은 경험을 했다”면서 “정말 못할 짓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훗날 대통령이 된느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W 부시가 닉슨을 찾아와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녹음됐다.

그는 같은 해 7월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알렉산더 헤이그에게 상원 워터게이트위원회가 자신을 조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분노했다. 닉슨은 “미국 대통령이 노망난 상원의원 때문에 왔다갔다 할 수는 없다”고 화를 냈다. 노망난 의원은 당시 위원장인 76세의 샘 에르빈 의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옛 소련 간 냉전 체제가 공고했던 당시 양국 정상의 가까운 관계도 드러났다. 1973년 6월 미국을 찾은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의 비공개 회담에서는 자녀와 손자 이야기 등 소소한 개인사를 주고받았다. 이 회동은 양국 간 두 번째 전략무기제한협정(핵무기 감축협정)을 이끌어낸 ‘워싱턴 정상회담’의 시작이기도 했다.

닉슨은 “우리가 다소 의견 차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세계 두 강대국을 이끌고 있는 우리가 협력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서 “나는 이런 자세로 이번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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