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살인은폐 뜻 없어”…직권남용도 부인

보시라이 “살인은폐 뜻 없어”…직권남용도 부인

입력 2013-08-24 00:00
업데이트 2013-08-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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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가 가장 민감한 부분인 직권 남용 혐의도 부인했다.

과오를 인정하나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지를 다퉈보겠다는 취지다.

부패 혐의를 전면 부인한 데 이어 마지막 혐의인 직권 남용 혐의까지 부정하면서 보시라이는 ‘완전 무죄’를 주장하는 셈이 됐다.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은 재판 사흘째인 24일 직권 남용 혐의와 공금 횡령 혐의에 관한 심리를 진행했다.

보시라이는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저지른 영국인 독살 사건을 은폐하려고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공안국장을 중앙 정부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해임하는 등 직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오후 진행된 이 부분 심리에서 보시라이는 자기에게 도덕적 책임이 있지만 이는 법적 책임을 지는 것과 별개라는 논리를 폈다.

보시라이는 “왕리쥔이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나에게 잘못과 과실이 있었고 이 때문에 당과 국가의 명예에 누를 끼쳐 매우 부끄럽다”고 일견 죄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공소장에 적시된 나에 대한 문제는 오차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상응하는 책임을 지기 바라지만 죄냐 죄가 아니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왕리쥔을 공안국장 자리에서 쫓아낸 것도 아내의 살인죄를 덮으려는 뜻에서가 아니라 모함을 받고 있다는 구카이라이의 주장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런 보시라이의 주장을 반박하려고 미국 총영사관 망명 기도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왕리쥔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날 재판에서는 공금 횡령 혐의에 관한 심리도 진행됐다.

보시라이는 랴오닝성 성장이던 2002년 한 비밀 시설 공사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500만 위안(약 9억1천만원)을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와 관계가 있는 한 법률회사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보시라이는 공금 횡령 여부를 인정하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수사를 받으며 500만 위안이 구카이라이 친구 계좌에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며 “나는 시종 공금횡령 혐의를 인정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아내에게 법적 책임을 떠넘기면서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이에 앞서 보시라이는 22∼23일 재판에서 2천179만 위안(약 39억6천만원) 규모의 뇌물 수수 혐의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7시께(현지시간) 휴정을 선포하고 25일 오전 나흘째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법원 주변에서는 보시라이가 모든 혐의를 두고 사실상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번 재판이 애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현재 재판부는 보시라이의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증거 조사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증거로 제시한 각종 물증과 증인들의 증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증거로서의 법적 효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해 검찰과 변호인 측이 의견을 제시하는 절차다.

증거 조사가 끝나고 나면 검찰과 피고인 측은 본격적인 변론을 하는 절차로 접어들게 된다.

재판장은 이날 “증거 조사는 증거의 진실성과 합법성에 관한 것으로 쌍방이 의견을 말할 때는 이에 한정되어야 한다”며 “변론 의견은 변론 단계에 가서 충분히 발표하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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