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난달 하순부터 영변 원자로 재가동한 듯”

“북한, 지난달 하순부터 영변 원자로 재가동한 듯”

입력 2013-09-12 00:00
업데이트 2013-09-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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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위성사진 판독…”원자로 인근건물서 흰색 증기 피어올라” 냉각탑 대신 펌프시설 이용…소식통 “가능성 높으나 단정은 못해”

북한이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의 5㎿급 가스흑연 원자로를 지난달 하순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달 31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도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 4월 재가동을 선언한 이후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38노스는 보고서에서 “증기터빈과 발전기가 들어있는 원자로 인근 건물에서 흰색 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관측됐다”며 “증기의 색깔과 양을 볼 때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갔거나 거의 재가동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원자로는 노심의 핵반응에서 나오는 열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며 그 과정에서 터빈을 통해 증기가 생성된다. 이에 따라 영변 원자로에서 나오는 흰색 증기는 해당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는게 38노스의 분석이다.

다만 이 흰색 증기는 과거와 달리 원자로의 냉각탑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38노스는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은 이미 폭파시킨 냉각탑 대신 강이나 펌프시설을 원자로의 냉각시설로 이용한다”며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 새로 건설한 펌프시설을 원자로에 연결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본떠 시리아에 지은 원자로도 냉각탑 대신 강 근처의 펌프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에 따라 영변 5㎿급 가스흑연 원자로를 폐쇄했다가 2002년 2차 핵위기때 합의를 깨고 재가동시켰다. 그러나 이후 6자회담을 통해 다시 가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며 2008년 6월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을 전세계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38노스는 “북한이 지난 4월초 영변원자로의 재가동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이후 봄과 여름를 거치며 신속한 복구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이미 지난 6월 해당 원자로가 8월말부터 재가동에 들어갈 준비가 돼있었다고 예측했었다”고 밝혔다.

5㎿급 원자로는 일단 가동될 경우 연간 핵무기 1개 가량을 만들 수 있는 6㎏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흰색 증기가 포착됐다는 것만으로는 시험운전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가동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교도통신 등은 보도했다.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확실히 재가동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과거의 경험이나 전문가들의 평가로 볼 때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며 “당초 북한이 4월초 재가동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이후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소 시기가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2010년 11월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영변 핵시설을 방문한 이후 아무도 현장상황을 들여다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확실히 재가동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실제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기 보다는 핵능력이 증강됐음을 보여줌으로써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소극적인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압박의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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