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과 첫 인터뷰…”오바마와 주고받은 서한 긍정적”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핵개발 의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을 ‘점령군’(occupier)으로 표현하면서도 어떤 나라와도 전쟁을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비롯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추진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전혀 그러지 않을 것임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단언했다.

그는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냐는 진행자 앤 커리 앵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면서 “우리는 오로지 평화로운 핵 기술을 추구한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도 온건 노선을 표방하는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오는 24일 유엔 총회 연설로 국제 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자신이 이끄는 새 정부가 서방을 상대로 핵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영향력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는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핵 문제에 임하고 있다”며 “문제가 우리 쪽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정치적 융통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최근 교환한 서한에 대해 “내가 보기에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였다. 매우 중요한 미래를 향한 미묘하고 조그마한 하나의 걸음이 될 수 있다”며 좋은 평가를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및 서방의 군사개입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시리아 정부가 아니다”라며 다소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격을 유보해 나약해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전쟁을 벌이는 국가를 나약하다고 간주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전쟁도발적인 정책들로 중동지역에 불공정과 불안정을 초래한 ‘점령군’이자 ‘강탈자’(usurper)라고 단정지었다.

그는 “우리는 투표를 믿는다. 이란은 어떤 나라와도 전쟁할 의사가 없으며, 이 지역 국가들과 평화와 우정을 추구한다”면서 “이스라엘은 스스로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선택된 정부라고 말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인터넷 검열과 관련한 질문에는 “가까운 시일에 시민권리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라며 “국민의 사생활이 완전히 자유롭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정보 접근과 소통의 권리, 사고의 자유는 이란 국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란 국민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접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로하니는 “정부는 모든 국민이 전 세계 모든 정보에 완벽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다만 국가의 정체성과 이란의 도덕성을 보호하는데 근간을 두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은 서방 언론이 폐쇄 전망을 제기한 포르도 지역의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국영 뉴스통신 IRNA가 보도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최근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례 회의에서 서방 언론의 보도내용을 강하게 부인하며 포르도 시설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