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거물 맥아피 “도청방지 ‘디센트럴’ 제작”

보안업계 거물 맥아피 “도청방지 ‘디센트럴’ 제작”

입력 2013-09-30 00:00
업데이트 2013-09-3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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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체 맥아피의 창업자이자 기이한 행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존 맥아피(68)가 “정부의 도청을 방지할 수 있는 휴대용 장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새너제이머큐리뉴스에 따르면 그는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2SV 테크놀로지 콘퍼런스 + 뮤직 페스티벌’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디센트럴’이라는 이 장치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이며 가격은 100달러 (10만8천 원) 아래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맥아피는 말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탈(脫)중앙집중화되고 유동적인 로컬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어 스마트폰·태블릿 등이 정보기관의 사찰 시도에 뚫리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절도범이 집에 침입하면 즉각 경보를 보내는 옵션도 포함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맥아피는 디센트럴의 설계가 어느 정도 진척돼 있다고 주장했다. 현 단계로는 도시 지역에서 세 블록, 시외에서 약 400m를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디센트럴의 프로토타입을 6개월 후에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이 장치를 이용해 미국 국토안보국(NSA)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사생활을 캐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 맥아피가 밝힌 목표다.

그는 이날 행사 무대에서 이런 계획을 밝히면서 디센트럴을 사용하면 “(정부가) 당신이 누구인지, 또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알 방법이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만약 미국 정부가 장치 판매를 금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맥아피는 “영국, 일본, 제3세계에서 팔겠다”며 이는 필연이며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 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한참 됐지만 지난 여름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함으로써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에 알맞은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장치가 악용될 소지는 없느냐는 질문에 맥아피는 “물론 악한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전화와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네트워크·보안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맥아피의 ‘디센트럴’ 제작 계획에 대해 정보기술(IT)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허황된 얘기’처럼 들리지만, 대성공을 거둔 경력이 있는 거물이 꺼낸 얘기인데다가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헛소리’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사업 일선에서 오래 떠나 있었고 최근 수년간 개인 생활도 상당히 어지럽다는 점을 들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맥아피는 자기 이름을 딴 컴퓨터 보안 회사를 차려 엄청난 돈을 벌었으나 그 후 잇따른 투자 실패를 겪었다. 한때 1억 달러에 이르던 개인 재산도 400만 달러로 줄었다.

최근에는 스트리퍼 출신인 38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또 작년부터는 중앙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벨리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관련해 ‘관심 인물’로 수배 대상이 됐다. 다만 공식적으로 ‘용의자’나 ‘피의자’는 아니다. 그는 이에 대해 “뇌물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벨리즈 경찰이 화가 나서 나를 수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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