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극적 타협해도 내년이 진짜 美 재정 위기”

월가 “극적 타협해도 내년이 진짜 美 재정 위기”

입력 2013-10-16 00:00
업데이트 2013-10-1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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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타임존 내년 1~2월로 급속 이동”WSJ “월가, 美국채 단기물 절반 이상 처분…담보도 사양””美, 선진 14국 중 10년물 수익률 최고…위기 프리미엄 급등 우려”

미국 정치권의 재정을 둘러싼 기 싸움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번에 타결되더라도 진짜 위기는 내년이라는 우려가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자에서 ‘미국이 앞으로 몇 주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넘길지라도 진짜 문제는 내년’이라는 쪽으로 투자자 우려가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든 앤드 컴퍼니의 마이클 퍼베스 글로벌 투자 책임자는 NYT에 “재정 위기의 타임 존이 내년 1~2월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기가 가까울수록 시세와 반대로 가는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 채권시장의 통상적 상황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6일 자에서 이런 상황을 주목했다.

즉, 만기 1개월짜리 미국 국채 수익률이 0.254%로 지난주 장을 마감했음을 상기시켰다. 반면, 3개월 물은 수익률이 0.06%였으며 6개월 물도 0.076%에 불과한 것으로 비교됐다.

블룸버그도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단기 국채 금리가 시중 금리를 웃도는 유례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 1개월 물 금리가 지난 8일 0.337%로 치솟아 0.174%에 그친 1개월 물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를 웃돌기 시작하고 나서 14일까지 금리 역전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관련 자료가 2001년부터 비교되기 시작하고서 이런 역전이 처음이라면서 미국 국채의 ‘안전 자산’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널은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지난주 미국 단기채를 대거 처분했다고 전했다.

저널은 뉴욕 연방준비은행 집계를 인용해 지난 2주 사이 월가 은행들이 미국 단기 국채 보유를 50% 이상 줄였다고 전했다.

정통한 소식통은 저널에 씨티그룹이 오는 24일과 31일이 만기인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받지 않을 것임을 기관 고객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도 만기가 1년 혹은 그 이하인 미국 국채와 채권을 담보로 잡지 않을지를 조용히 협의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가 15일 실행한 2건의 단기채 발행도 썰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물 350억 달러 어치와 6개월 물 300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으나 응찰률이 지난주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지만 적용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유통시장도 냉랭해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15일 정오께 2.73%로 지난 주말보다 5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했다.

뉴욕 채권시장은 콜럼버스 데이인 14일에는 휴장했다.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올 들어 기록적으로 낮은 1.61%까지 하락했었다.

블룸버그는 10년 물 기준으로 미국이 14개 선진국 가운데 차입 부담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 중 가장 낮은 일본은 10년 물 수익률이 0.66%로 비교됐다.

미국과 차입 부담이 비슷하거나 더 과중한 나라는 벨기에(2.64%)와 영국(2.8%)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알리안츠 SE의 마이클 디커먼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회견에서 미국의 재정 위기가 미국 국채 10년 물의 수익률을 “정상적 상황일 때보다 약 0.6%포인트 높였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 프리미엄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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