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세계 메가시티 ‘위안화 허브’ 구축 경쟁 뜨겁다

[글로벌 경제] 세계 메가시티 ‘위안화 허브’ 구축 경쟁 뜨겁다

입력 2013-10-22 00:00
업데이트 2013-10-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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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외환 거래율 2.2% 불구 갈수록 위안화 지위 높아져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 전략

런던과 파리, 도쿄, 프랑크푸르트 등 전 세계 주요 메가시티들이 ‘중국 위안화 거래의 허브’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제적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위안화를 붙잡아 자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중국 상하이정취안바오(上海證券報)는 최근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제5차 중·영 경제금융대화(15일) 성과’를 인용해 “영국이 자국 내 중국은행 설립을 허용해 두 나라 간 금융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금융규제가 가장 엄격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영국이 중국계 은행을 세울 수 있게 해 준 것 자체가 중국에 대한 ‘선물’이다. 지난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면서 생긴 양국 간 냉각기를 끝내는 동시에, 홍콩에 이어 중국 위안화 역외기지로 발돋움하겠다는 영국의 야심을 담은 조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파리가 런던과 유럽 내 위안화 허브 유치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결제기관 스위프트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밖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거래의 62%는 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10%인 프랑스를 크게 앞선다. 하지만 파리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중국과 450억 유로(약 65조 17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약을 체결하면서 파리의 위안화 허브 정책에 크게 힘이 실렸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도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은행 경영진과 샌프란시스코에 위안화 역외 거래 허브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바이(UAE) 역시 중국에 판매하는 원유 대금의 일부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역외 허브 기능을 맡고 싶어 한다. 이 밖에도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도쿄, 싱가포르, 타이베이 등 10여개 도시들이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 세계 외환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200% 기준)은 2.2%로 미국 달러(87.0%)와 유로화(33.4%) 등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럼에도 주요 도시들이 너도나도 위안화 허브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은 중국의 잠재력을 등에 업은 위안화의 성장성 때문이다.

2001년만 해도 위안화 거래량은 전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35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9위로 뛰어올랐다. 금융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장기적으로 일본 엔화를 제치고 유로화와 함께 세계 2~3위의 통화 지위를 다툴 것으로 보고 있다. HSBC은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5년이면 위안화 결제 규모가 2조 달러(약 21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10-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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