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보건당국, 한인 떡가게 불시단속 실시
미국 애틀랜타 한인타운에서 한국의 고유 음식인 떡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우리 먹거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지자체가 쌀이 재료란 이유로 떡을 잘 상하는 음식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지역 요식업계에 따르면 조지아주 귀넷카운티 보건국은 지난달 30일 한인이 운영하는 모든 떡 가게를 대상으로 불시 단속을 벌였다.
이번 단속에서 한인타운에서 가장 큰 떡 가게인 N 카페는 매장에 내놓았던 떡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하루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단속반은 떡에 대해 “고기와 같이 부패하기 쉬운 음식”이라며 ‘실온에서 4시간 이상 두면 안된다’는 규정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을 맞은 이 가게 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보통 떡을 치고 성형하는데만 4시간 걸리는데 (단속반은) 쌀을 빻는 시점부터 따져 4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버리라고 하더라”며 “결국 떡만 치고 버리라는 얘기”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가게 측은 도넛은 아침에 만들어 밤늦게까지 팔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단속반은 쌀은 밀가루와 성분이 다르다며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게 사장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하고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게 문화 차이”라며 한숨을 내쉬웠다.
한국의 대표음식인 떡이 한인타운에서 퇴출될 처지에 놓이자 관련 업계에서는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으나 보건국은 예외를 둘 수 없다는 태도인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떡 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한국 음식에 동일한 위생관리 기준을 적용해 ‘장사 못해먹겠다’는 원성이 자자하다”며 “떡을 장시간 팔 수 있도록 법규를 바꾼 캘리포니아주처럼 한인들이 똘똘 뭉쳐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김희범)도 한인사회에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적극 응한는 방침을 정하고 떡 위생 문제에 관한 사례를 검토 중이다.
식품의약안전청 조사 결과 떡 구입 후 실온에서 4시간이 지나면 모든 종류의 떡에서 허용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기준을 미국에 적용하면 떡 제조 이후 판매 시한을 현재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리면 된다.
총영사관의 이민우(지식경제부) 경제담당 영사는 “일단 해당 업계 차원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면서 “우리 음식이 합리적 근거가 아닌 것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았다면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