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누명’ 스티븐 김 “다른 교포도 악몽 꿀 수 있다”

‘간첩누명’ 스티븐 김 “다른 교포도 악몽 꿀 수 있다”

입력 2013-11-27 00:00
업데이트 2013-11-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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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구명위원회 후원 모금 행사 개최

“아메리칸 드림을 갖고 살았던 나는 지금 꿈이 아니라 악몽 속에서 살고 있고 다른 재미 교포도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기밀을 유출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기소돼 법정투쟁을 벌이는 스티븐 김(한국명 김진우) 박사는 26일(현지시간) 뉴욕 플러싱에서 열린 자신의 구명 후원 모금 행사에서 최근의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자신의 법정 투쟁을 도와줄 아베 로웰 변호사와 함께 참석한 김 박사는 “1917년에 만들어진 방첩법(The Espionage Act)이라는 이름 때문에 간첩도 아닌데 사람들이 나를 멀리한다”면서 “재미 교포 1.5세나 2세들이 제 모습을 보고 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다른 재미 교포들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대학 룸메이트인 커크 스타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가 펀드(Stephen Kim Legal Defense Trust)를 만들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지만 모금 액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로스앤젤레스에 사시는 92세의 할머니가 자식들이 준 용돈 20 달러로 모은 2천 달러를 주셨다는 얘기를 듣고 감동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박사는 2009년 미국 국립핵연구소 소속으로 국무부에서 검증·준수 정보총괄 선임보좌관으로 근무할 당시 국무부 공보담당자의 소개로 폭스뉴스 제임스 로젠 기자와 접촉했고 이후 로젠 기자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기밀을 누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10여 차례의 예비심리를 거쳐 내년 4월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달 중순 발족한 스티븐 김 미주구명위원회는 김 박사의 법정투쟁을 도우려고 이날 후원 모금행사를 열었다.

로웰 변호사는 “미국 연방정부는 김 박사가 비밀문서를 줬다거나, 정보를 훔쳤다거나, 불법으로 정보를 팔았다는 등의 혐의가 아니라 오로지 한 명의 언론인과 한 대화를 혐의로 주장하고 있다”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김 박사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김 박사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북한이 이 사건을 선전에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덧붙였다.

’르윈스키 스캔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로웰 변호사는 “연방정부가 이번 사건에 5명의 변호사를 배정하고 현재까지 2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연방정부를 상대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봄에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늦춰질 수도 있다”면서 “현재 어떤 증거를 사용할지를 살펴보고 있으며 이 단계가 끝나면 누구를 증인으로 세울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김 미주구명위원회의 이명석 공동위원장은 “지금까지 1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는데 앞으로 몇십만 달러가 더 필요할 것”이라면서 “내년 4월 말까지 김 박사 구명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이 김 박사 집에 찾아왔을 때 인종 차별적 발언도 했다”면서 “이번 운동이 김 박사에 대한 후원뿐만 아니라 한인사회가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후원 행사에는 50여 명의 한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취재 보조 정현주 통신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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