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캠·스마트폰 일상화로 미국 흑인상대 경찰폭력 논란 거세져

보디캠·스마트폰 일상화로 미국 흑인상대 경찰폭력 논란 거세져

입력 2015-07-31 09:45
업데이트 2015-07-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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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퍼거슨 사태로 보디캠 도입 확대…판매도 크게 늘어

최근 미국에서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영상이 잇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여론이 한층 들끓어 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촬영이 일상화한데다 미국 경찰의 ‘보디캠’(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도입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새롭게 자리 잡은 현상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 사건은 지난 19일 신시내티 대학 소속 경찰관 레이 텐싱이 쏜 총에 흑인 새뮤얼 듀보스(43)가 사망한 사건이다.

텐싱은 이날 순찰 중 듀보스가 타고 가던 차량에 번호판이 없다는 이유로 멈춰 세운 뒤 그에게 운전면허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듀보스는 면허증 대신 술병을 건넸다. 이후 듀보스는 차량에서 내리라는 경찰관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로 인해 텐싱과 듀보스 간에 한 차례 승강이가 있었고, 이후 듀보스는 차를 몰고 달아났다. 그러자 텐싱이 달아나던 차량을 향해 권총 한발을 발사, 듀보스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과정은 텐싱의 몸에 부착돼 있던 보디캠에 고스란히 녹화돼 있었다. 사건 초기 보디캠 공개를 꺼렸던 경찰은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총으로 쏴 죽였다’는 논란이 일자 사건 발생 10일이 29일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신시내티 해밀턴 카운티의 조 디터스 검사는 “비디오 내용을 확인하고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텐싱은 살인 혐의로 29일 기소됐다.

앞서 4월2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도 경찰이 흑인 용의자를 총으로 살해하는 보디캠 영상이 나와 파문이 일었으며, 같은 달 16일에는 애리조나주 마라나에서 경찰이 절도 용의자를 순찰차로 강하게 들이받는 블랙박스 영상으로 또 한 번 여론이 들끓었다.

사건 현장 부근을 지나던 시민이 촬영한 스마트폰 영상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4월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가 비무장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슬레이저는 스콧에게 전기충격기를 빼앗기고 몸싸움을 하다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한 시민이 제보한 동영상을 통해 그의 주장이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비무장 상태로 등을 돌려 달아나는 스콧을 향해 슬레이저가 정조준 자세를 취하며 무려 8발의 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슬레이저 경관은 곧바로 체포돼 ‘계획적인 고의에 의한 불법 살인죄’로 기소됐다.

NYT는 이처럼 보디캠, 블랙박스, 스마트폰 카메라에 찍힌 생생한 영상이 인터넷, SNS에 퍼져 여론이 들끓는 일이 반복되면서 경찰 사회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사 출신인 폴 D.버틀러 조지타운대 교수는 NYT에 “이 영상들에 묘사된 장면들을 보면서 많은 백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생생하게 담긴 영상이야말로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보디캠의 경우 작년 7∼8월 뉴욕과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관에 의해 비무장 흑인이 잇따라 숨진 것을 계기로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불거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 확대 방침을 정하면서 각 주에서 보디캠 도입이 느는 추세다.

미 법무부는 지난 5월 보디캠 도입을 위해 2천만 달러(약 2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방침 등의 영향으로 보디캠 판매도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디캠 제조업체인 테이저 인터내셔널은 30일 ABC방송에 지난 1년간 총 3만3천992대의 보디캠을 판매했으며, 이는 이전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한 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30일 현재 전국 3천500개 기관에서 5만2천700여대의 보디캠을 사용 중이라고 이 업체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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