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트라우마’ 미국 청년세대, 커도 부모 품 못 떠나

‘금융위기 트라우마’ 미국 청년세대, 커도 부모 품 못 떠나

입력 2015-07-31 09:51
업데이트 2015-07-3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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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청년층이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이전보다 유난히 높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15년 4월 기준으로 18∼34세인 미국 성인남녀를 조사한 결과 부모와 함께 사는 이들은 26%, 독립한 이들이 67%로 나타났다.

같은 연령대에 대한 2010년 조사에서는 69%가 독립했고 24%가 부모와 동거했다.

NYT는 미국 실업률이 2010년 12.4%에서 올해 7.7%로 크게 개선됐음에도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의 비율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했다.

퓨리서치선터의 리처드 프라이 선임연구원은 “이들 젊은 성인은 거대한 경기침체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연령대”라며 “아직도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2000년대 말에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때 사회 초년병으로서 매운맛을 본 젊은이들이 심리적으로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것이다.

NYT는 소득대비 주거비용이 증가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이 늘어난 사실도 젊은 세대가 독립을 주저하게 하는 다른 걸림돌로 지목했다.

하버드대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용으로 사용하는 미국 성인남녀(18∼34세)의 비율은 2010년 19%에서 2013년 23%로 높아졌다.

퓨리서치센터는 대학 진학을 포기해 학자금 대출을 갚을 부담이 없는 25∼34세 고등학교 졸업자들은 구직난을 겪기 때문에 부모를 떠나지 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대가 어엿한 성인인데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는 풍경도 감지되고 있다.

부모와 동거하면서 원활하게 이성교제를 할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 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나타나는가 하면 부모와의 동거 사실이 자랑처럼 문구로 새겨진 티셔츠까지도 출시되고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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