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온라인) 사우디 안팎에서 불만 고조 - 실세인 빈 살만 부왕세자에 비난 집중

(온라인) 사우디 안팎에서 불만 고조 - 실세인 빈 살만 부왕세자에 비난 집중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1-22 08:55
업데이트 2016-01-22 08:5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난해 1월,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서거했을 때 전 세계의 관심은 새 국왕이 아닌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30) 부왕세자에게 쏠렸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0) 새 국왕이 조카인 무함마드 빈 나에프(56) 내무장관을 왕세자에 책봉했으나 모든 권력이 조만간 빈 살만 왕자에게 쏠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이 같은 예측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주변 아랍국들은 빈 나에프 왕세자가 아닌 빈 살만 부왕세자를 후임 국왕 1순위로 꼽고 있다. 마치 압둘라 국왕 타계 직후 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살만 국왕이 배다른 동생인 무크린 빈(70) 당시 왕세제를 물러나게 한 것과 같은 이치다. 실세에게 권력이 집중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살만 국왕은 빈 살만 부왕세자의 후계 구도를 차분히 다지고 있다. 2011년부터 자신이 맡아온 국방장관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빈 살만 왕자는 국영석유회사를 감독하는 기관의 수장을 맡는 등 경제·금융을 좌지우지하는 막대한 권력도 쥐고 있다. 최근 사우디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공항에서 영접한 사람도 빈 살만 왕자였다.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빈 살만 왕자의 부상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우디는 2대 국왕부터 7대째인 살만 국왕까지 6명이 모두 초대 압둘아지즈 국왕의 자식들이다. 현 국왕의 조카인 빈 나에프 왕세자와 아들인 빈 살만 부왕세자는 3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정책 변화가 향후 사우디의 국운을 좌우하게 된다.

외신들은 빈 살만 왕자의 전면 등장으로, 조용한 외교 노선을 걷던 사우디가 예측하기 힘들고 불안정한 노선으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고 있다.

 아버지인 살만 국왕과 함께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빈 살만 왕자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 그는 국방장관을 겸하면서 석유와 경제개발, 교육 등을 관리·감독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의 책임자 자리까지 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석유부 산하에 있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빈 살만 왕자의 손에 들어왔다. 사우디의 석유 정책에 빈 살만 왕자의 입김이 반영되는 구조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 거부와 국제 유가 폭락도 결국 그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웃 예멘의 시아파 반군을 견제하기 위한 내전 개입도 국방장관인 빈 살만 왕자가 주도했다. 그는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담판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빈 살만 왕자의 영향력은 사우디 내부에서 급격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재정 개혁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국내 휘발유가 인상과 세수 확대가 일으킨 국민적 불만이 빈 살만 왕자에게 쏠리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왕족이 주류를 이루는 권력 심층부에서 불화설은 물론 쿠데타설까지 낳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독일의 연방정보국은 빈 살만 왕자가 주도하는 대내외 정책들이 우호국과의 관계를 해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정비가 시급한 사우디에서 청년층의 분노를 폭발시켰고, 수니파 무슬림 젊은이들이 이슬람국가(IS) 등 과격단체에 가입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