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지카 음모론’ 확산…“英생명공학회사가 만들어내”

브라질서 ‘지카 음모론’ 확산…“英생명공학회사가 만들어내”

입력 2016-02-17 17:05
업데이트 2016-02-17 17: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의도적 인구감소 목적·살충제 탓 주장도…“정부 불신이 원인”

브라질에서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원인을 놓고 각종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뎅기열 매개 모기의 박멸에 나선 영국 생명공학 회사의 잘못 때문이라는 소문에서부터 살충제가 소두증의 원인이라는 주장까지 나와 지카 바이러스 공포의 진원지인 브라질을 뒤흔들는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영국 생명공학 회사 옥시텍이 내놓은 ‘유전자 변형’ 모기가 우연히 지카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

옥시텍은 2011년 뎅기열의 매개체인 모기 퇴치를 위해 유전자를 변형해 개발한 수컷 모기를 뎅기열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날려 보냈다.

이 모기와 교미한 암컷에게서는 어른 모기가 되기 전에 죽어 버리는 모기들이 태어난다.

브라질에선 옥시텍이 내놓은 모기 덕분에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가 급격히 줄어드는 효과를 봤지만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옥시텍이 루머의 희생양이 됐다.

브라질 최남단의 주에서는 식수에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살충제를 뿌리는 일이 금기시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의사들이 살충제가 소두증 급증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살충제가 사용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소두증 사례가 나타났다며 “소두증과 살충제에 사용되는 피리프록시펜의 연관성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두와 풍진 백신이 소두증을 일으킨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엘리트들이 지구 인구 감소를 위해 지카 바이러스를 퍼트려 단 하나의 세계 정부를 만들려고 한다는 음모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둘러싼 소문과 음모론이 확산하는 것은 브라질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의 미셸 미지 박사는 브라질에서는 빈번한 위기가 정부 권위에 의구심을 낳게 해 루머와 음모 이론이 횡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는 사실도 음모론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카 바이러스는 대부분 이집트숲모기가 옮기지만 성관계에 따른 감염 사례가 확인되는 등 다른 경로로 전파·감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로이터통신은 “지카 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옮겨진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서도 “수혈자가 감염돼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은 불명확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한 많은 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보건부의 클라우디오 마이에로비치는 “지카에 대한 모든 것이 새로워 신비스러운 아우라가 있다”며 “사람들이 새로운 이야기에 쉽게 끌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