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하라 분쟁 해결해야’ 반기문 발언에 모로코 100만 항의시위

‘서사하라 분쟁 해결해야’ 반기문 발언에 모로코 100만 항의시위

입력 2016-03-14 16:21
업데이트 2016-03-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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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북서부 서사하라 지역의 분쟁 해결을 촉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모로코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군중 약 1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반 총장을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모로코 정당·노동조합·비정부기구(NGO)가 망라된 시위대는 “서사하라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모로코 국기와 모하메드 6세 국왕의 모습이 새겨진 현수막을 흔들며 거리를 메웠다.

서사하라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모로코는 지난 5일 반기문 총장이 서사하라 난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점령’(occupation)이라는 단어를 쓰며 분쟁해결을 위한 이해 관계자들의 협상을 촉구하자 발끈해 조직적인 항의에 나섰다.

모로코 집권당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날 시위에서는 ‘반 총장은 중립적이지 않다’는 구호가 적힌 팻말도 종종 눈에 띄었다.

라흐첸 다우디 모로코 고등교육 장관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반 총장은 “거리에 나온 모로코인들의 반응을 와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사하라는 1975년 스페인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면서 이 지역 대부분을 병합한 모로코와 서사하라 원주민인 사흐라위족의 반군단체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이 선포한 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지역이다.

여기에 서사하라와 일부 영토를 맞대고 있는 알제리는 반군 단체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을 지원하면서 모로코와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1991년 유엔의 중재로 휴전이 성사됐지만, 모로코는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하라는 유엔의 제안을 거부하고 자치권만 부여했다.

한편,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모로코에서 항의 시위가 열린 것을 알고 있다며 “반 총장은 서사하라 문제와 관련해 의견차가 존재함을 인정하는 한편 40년 된 해묵은 분쟁을 해결하고 사흐라위 난민들이 귀향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앞서 ‘점령’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반기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 모로코 측이 반발하자 “사흐라위 난민이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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