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화반발 속 새 대법관에 중도성향 백인 갈랜드 지명

오바마, 공화반발 속 새 대법관에 중도성향 백인 갈랜드 지명

입력 2016-03-17 03:30
업데이트 2016-03-1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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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행정부때 법무부 거쳐 항소법원판사…워싱턴서 초당적 명성 얻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메릭 갈랜드(63)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장을 지명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새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는 공화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후보 지명을 강행한 것이어서 추후 상원의 인준 과정이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갈랜드 법원장을 새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갈랜드 지명자는 대법원에 중용과 품격, 평등의 정신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법원 사서와 검사, 법원장으로서의 풍부한 경륜과 뛰어난 판결 능력은 법조계에서 두루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번 지명 결정을 하면서 엄격하고 폭넓은 절차를 거쳤다”며 “단기적인 효율이나 좁은 정치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지명은 대법관 진용에 진보 색채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는 공화당의 반발을 고려해 중도 성향의 백인을 지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대법관 진용은 보수 5명, 진보 4명의 ‘보수 우위’ 구도였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하는 인물이 대법관으로 확정될 경우 이 같은 구도가 ‘진보 우위’ 구도로 바뀌게 될 것으로 공화당은 우려하고 있다.

새로 지명된 갈랜드 법원장은 중도온건 성향으로 워싱턴 법조계에서 초당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대법관 후보 물망에 올랐으나, 2009년에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에게, 2010년에는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에게 밀렸다.

시카고 출신 백인인 갈랜드 법원장은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워싱턴 로펌인 ‘아놀드 앤 포터’의 파트너로 일하다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법무부에서 활동했다. 당시 연방검사로서 매리언 배리 D.C. 시장의 마약 사건을 조사하고 오클라호마 연방빌딩 폭탄테러 사건의 수사를 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어 1997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D.C. 항소법원 판사에 지명돼 76대 대 32로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 갈랜드는 다시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2013년 2월 순회항소법원장에 임명됐다.

이에 대해 인준권을 가진 상원의 다수당인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지명에 대해 법사위원회의 인준 절차를 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찰스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새 연방대법관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방향을 극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새 대법관에 대해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만약에 갈랜드 법원장이 인준될 경우 대법원의 이념적 균형이 무너지면서 대법관 진용이 50년만에 가장 진보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갈랜드 법원장이 초당적으로 존경을 받은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공화당이 계속 반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2010년 상원 법사위 소속이었던 공화당의 오린 해치 상원의원(공화·유타)은 “갈랜드는 훌륭한 대법관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켜세운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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