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낚시 대회에 거짓말 탐지기 동원

뉴질랜드 낚시 대회에 거짓말 탐지기 동원

입력 2016-03-26 11:42
업데이트 2016-03-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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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낚시꾼들의 허풍은 알아주는 것이지만 뉴질랜드에서는 거액의 상품이 걸린 대어상을 놓고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지난 2월 열린 혹스베이스포츠피싱클럽 낚시 대회에서 136.6㎏짜리 청새치를 낚은 딘 영(47)이 대회 프로모터로부터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실패했다는 통보를 받고 4만 8천 뉴질랜드 달러(약 3천700만 원) 상당의 대어상을 받아내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사건은 대회를 협찬하는 프로모터 측이 영에게 청새치를 적법하게 잡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정하면서 시작됐다.

형사 출신의 영은 대회 첫날 보트를 타고 나아가 청새치를 잡아 올렸다며 당연히 최고상인 대어상은 자신이 받을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대어상은 4만 8천 달러 짜리 이스즈 SUV 신차로 영은 차를 팔아 같은 배에 함께 탔던 동료 4명이 나누어 가질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은 대회 프로모터인 데이비드 배티 오즈온프로모션즈 대표로부터 상을 받기 전에 먼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에 그는 대회가 끝나고 나서 6주 뒤 비행기를 타고 오클랜드로 가서 사설탐정으로부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조사 후 그가 받은 통보는 뜻밖에도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상금이나 상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배티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 규정이 대회 참가 신청서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며 영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은 거짓말 탐지기 앞에서 받은 질문은 대충 네 가지로 조사가 세 차례나 반복됐다고 밝혔다.

그는 질문 내용이 청새치를 잡은 대회 참가자가 맞는지와 대회 구역 안에서 낚시했는지 여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청새치에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대 주최 측이 제시한 제한규정에 걸리지 않도록 무게를 조정했는지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에 탔던 동료가 청새치의 무게를 달고 나서 재검을 위해 사흘 동안 냉장실에 보관하는 등 모든 일을 대회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영에 대한 조사는 혹스베이스포츠피싱클럽도 별도로 진행했다. 영의 낚싯대와 릴은 물론 청새치를 잡는 데 사용한 가짜 미끼와 갈고리, 낚싯줄 길이, 무게를 다는 데 쓴 저울도 꼼꼼히 살폈다.

영은 자신이 청새치를 끌어올리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화면과 잡은 장소를 정확하게 기록한 위성추적장치(GPS) 좌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배티는 성명을 통해 대회 주최 측과는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며 상금도 수만 달러를 지출했다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추가 정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지금도 조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크리스 갤러빈 매시대학 법학과 교수는 누구에게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만일 속이거나 압력을 넣어 그렇게 했다면 증거로 채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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