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들, ‘탈세온상’ 역외기업 통해 영국 부동산 ‘큰손’으로

세계정상들, ‘탈세온상’ 역외기업 통해 영국 부동산 ‘큰손’으로

입력 2016-04-06 10:28
업데이트 2016-04-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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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아제르바이잔 대통령. 파키스탄 총리 등 전현직 정상들 포함자녀 등 명의로 모색 폰세카 통해 회사 설립, 영국 고액 자산 사들여가디언 “부동산 소유 자체는 합법이지만 집값 상승 부추겨”

세계 각국의 전현직 정상들이 탈세 ‘온상’으로 지목된 파나마 로펌을 통해 역외 기업을 설립해 영국에서 부동산 등 고액 자산을 몰래 소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정상들 가운데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파키스탄 총리,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통해 공개된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와 관련된 역외기업 폭로자료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각국 전현직 정상들이 역외탈세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모색 폰세카를 통해 조세회피처에 회사를 세우고 런던 부유층 거주지나 중심가 상업지구 등에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했다.

셰이크 칼리파 빈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은 이런 방식으로 런던 중심가에 10여곳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있는 BHS 백화점 건물을 비롯한 런던 중심부 상업지구의 백화점이나 쇼핑몰들이 그의 소유로 모두 합치면 12억파운드(2조원)어치에 달했다.

최근 아르메니아와 분쟁중인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해 두 딸 명의로 영국 내 자산 관리를 위한 회사 ‘차일드 앤드 차일드’(Child & Child)를 설립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의 딸들은 런던 북부의 명소 햄스테드 히스 근처에 1천700만파운드(약 278억원)짜리 저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하이트파크 인근의 럭셔리 펜트하우스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총리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역외기업 두 곳을 설립했다.

그는 2008년 런던 켄싱턴 지역에 275만파운드짜리 집을 구입했고, 그 일년 뒤에는 패딩턴역 인근 상가를 75만파운드에 사들였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출가한 딸 ‘미리암 사프다르’ 명의로 설립한 역외기업 두 곳을 통해 하이드파크에 인접한 곳에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샤리프 총리의 네 자녀 가운데 두 아들과 딸 한 명의 이름이 거명돼 있다. 총리의 자녀들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5개 기업을 통해 은행과 거래하고 영국 런던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샤리프 총리의 둘째 아들 후사인은 “영국 및 다른 나라의 법에 따른 일로 아무 잘못이 없으며 불필요한 세금을 역외기업을 통해 피하는 합법적인 방법

이라고 항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영국에 자산을 보유한 조세회피처 역외기업 3만1천개 가운데 10%에 가까운 2천800개가 모색 폰세카와 관련돼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토지등기소 등록 자료에 따르면 이들 역외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권리증서는 모두 6천개로 그 가치는 최소 70억파운드(11조5천억원)에 이른다.

가디언은 이처럼 외국인이 역외 기업을 통해 영국 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자체는 합법이지만, 이들과 같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런던 등지에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면서 최근 수년간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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