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이뤄진 합의 재확인…보상금 최고 40억 예상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와 은퇴 선수들 간 ‘뇌 손상 소송’이 보상금 10억 달러(1조1천428억 원)로 조정됐다.미국 연방 제3 항소법원은 18일(현지시간) 1심 법원에서 이뤄진 NFL과 은퇴 선수 5천 명 사이의 합의를 승인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필라델피아 연방지법은 지난해 4월 NFL과 은퇴 선수들이 장기간 벌여온 경기 중 충격에 따른 ‘뇌 손상 소송’과 관련해 양측의 합의를 끌어냈다.
이에 일부 은퇴 선수들이 만성 외상성 뇌질환(CTE)이나 퇴행성 뇌 질환으로 사망한 선수들도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법원 토마스 암브로 판사는 판결문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양호한 수준이 더 낫다’는 격언을 인용하면서 “1심에서 양측 간 합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공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항소법원의 판결은 항소를 제기한 원고가 별다른 이의가 없는 한 21일 이후 효력이 발생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판결로 알츠하이머(치매)·루게릭병 등을 포함해 다양한 질환을 앓는 프로풋볼 은퇴 선수들에게 NFL 경력과 질환 기간 등을 참작해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1심에서 양측 간 합의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은퇴 선수에게는 최고 350만 달러(약 40억 원)가 보상금으로 지급된다. 평균적인 1인당 보상금은 19만 달러(2억1천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NFL이 은퇴 선수 개인에게 지급하는 보상금 최고액은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NFL 전문가들은 은퇴 선수 2만1천여 명 가운데 38%인 8천여 명이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NFL과 은퇴 선수 간 ‘뇌 손상 소송’은 지난 2012년 은퇴 선수 5천여 명이 경기 중 뇌 손상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NFL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번 판결은 향후 경기 중 잦은 충돌로 선수들이 입는 만성 외상성 뇌 질환인 CTE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CTE는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발생할 수 있으며 우울증과 공격성, 기억상실, 치매 등이 유발된다.
지난 2008년부터 사망한 운동선수나 참전용사의 뇌를 분석해온 보스턴대학의 CTE 센터는 NFL 선수 92명 가운데 88명이 CTE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병의 치료법은커녕 진단법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오직 부검을 통해 CTE 여부를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