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교육, 자본주의 가치관에 오염”…시진핑의 질책 공개돼

“공산당교육, 자본주의 가치관에 오염”…시진핑의 질책 공개돼

입력 2016-05-02 10:56
업데이트 2016-05-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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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상통제 드라이브 지속…“내부는 통제, 외부는 관용”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느슨한 사상교육을 강하게 질책했던 과거 발언이 뒤늦게 전해졌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지식인 발언과 인터넷 여론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내비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 발언이 전해져 주목된다.

중국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 최신호는 2일 시 주석이 지난해 12월 11일 시진핑 체제 들어 처음 열린 중국 전국당교(黨校)공작회의에서 당교가 서구 자본주의 가치관에 오염돼 있다고 비판한 내용의 강연록 전문을 게재했다.

당교는 중국 공산당의 간부 및 당원을 대상으로 연수 훈련을 맡으며 학술연구도 병행하는 교육기관이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당교가 중국 공산당과 같은 성을 쓰는 한가족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당을 따르라”(姓黨)라고 강조하며 “당교가 당을 따르지 않는다면 당교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당교 교직원이 최고지도부가 정한 사상과 방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이들이 당원 교육 과정 중에 서구 자본주의 가치관을 전파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아무 말이나 전부 해버리고, 당과 국가의 방침에 대해 함부로 논한다”, “일부러 흠을 잡고, 불평을 일삼으며, 빈정대기도 한다”, “허울 좋은 간판을 쓰고 멋대로 꼴불견 행사에 참가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학술적 사안에 대한 탐구가 중대 정치 현안과 혼동돼서는 안된다”며 “학술연구의 허용이 당교 교수들이 선호하는 사안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학술탐구에 성역이 없다지만 어떤 성역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며 “당의 이론, 전략, 정책에서 벗어난 잘못된 의견을 공개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발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사상통제관은 지난 2월 신화통신, 인민일보, 중국중앙(CC)TV를 시찰하며 모든 언론매체가 “당의 의지를 체현하고 당의 주장을 반영하라”고 요구한 언론 통제조치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관영 매체들의 ‘충성’ 선언과 함께 중국 당국은 소셜미디어 공간을 엄격히 통제하고 정부 정책과 어긋나는 목소리를 내는 계정을 폐쇄하는 등 각종 언론, 사상통제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러던 시 주석은 최근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 발발 50주년(5월16일)을 앞두고 당의 정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대 목소리를 허용하라는 대조적인 지침을 시달했다.

시 주석은 최근 안후이(安徽)성 시찰 도중 허페이(合肥)시에서 ‘지식분자(지식인) 대표 좌담회’를 열어 공산당과 정부는 지식인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식인 사이에서 제기되는 반대 목소리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난달 30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

그는 문혁 당시 표현을 써 “설령 지식인들의 의견에 편견이 있고 정확하지 않더라도 꼬투리를 잡고, 몽둥이질을 하고((打棍子), 딱지를 붙여서는(구<재방변+口>帽子)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열린 ‘인터넷 안보 및 정보화’ 업무좌담회에선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국가 정책에 대한) 선의의 비판을 더욱 포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장밍(張鳴) 중국 인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외부여론에 대해서는 다소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되 내부발언은 강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이 시 주석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기층 당원의 움츠러든 태도는 외부에 대해 포용적 태도를 가장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의 내부 사상통제는 외부로 표출돼 나오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사회 기조를 옥죄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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