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매체 보도…“어린이 등 폭발로 숨지는 사례 빈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의 주도(州都) 라마디에서 패퇴하면서 예상치 못한 곳에 폭탄을 설치해 귀환한 주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이라크 현지 매체 니카시는 7일(현지시간) IS의 공격을 피해 피란했던 라마디 주민들이 귀향했으나 IS가 곳곳에 설치한 부비트랩 형태의 폭탄이 두려워 자신의 집으로 섣불리 돌아가지 못한다는 르포 기사를 실었다.
IS가 어린이가 갖고 노는 장난감이나 주부가 쓰는 오븐, 가족사진 등과 같은 일상용품에 폭탄을 숨기는 수법으로 민간인의 목숨을 노린다는 것이다.
라마디는 지난해 5월 IS의 기습에 점령당했다가 그해 말 정부군의 반격으로 탈환됐다.
라마디를 떠났다 돌아온 주민 알리 알파흐다위는 이 매체에 “우리 집에 들어섰을 때 끈이나 전선을 피하려고 애썼다”며 “IS가 그냥 도망가지 않고 교활한 방법으로 곳곳에 폭탄을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 돌아온 뒤 몇 시간 만에 남동생과 조카가 IS가 숨겨놓은 폭탄에 죽었다”며 “조카가 자전거 안장에 앉자마자 자전거 프레임 안에 넣은 폭발물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라마디로 돌아왔으나 아들을 잃은 노파 움 아이만은 “아들이 혹시 남아있을 IS가 무서워 여장하려고 여자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는 순간 그 옷과 연결돼 있던 침대 밑 폭발물이 터져 아들이 죽었다”고 흐느꼈다.
이런 수법은 1차 피해자가 어린이나 여성이 될 수 있는 만큼 더욱 비인도적이라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민간인뿐 아니라 이라크 정부군도 IS의 술수에 희생되고 있다.
이라크군 폭발물 제거반의 무스타파 알 알와니는 “IS의 폭발물 설치 방법은 매우 복잡하고 허를 찌른다”며 “이런 폭발물을 처리한 경험이 없어 매일 동료를 잃는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