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줄 수 없다”…美 IT기업들 고객 정보 지키기 안간힘

“정부에 줄 수 없다”…美 IT기업들 고객 정보 지키기 안간힘

입력 2016-05-25 11:21
업데이트 2016-05-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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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s FBI’ 공방 후폭풍…“정부가 요청 못하게 차라리 삭제”

아이폰 잠금 해제를 둘러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애플의 분쟁 후폭풍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이 고객 정보를 없애거나 암호화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가 무작위로 많은 고객 정보를 보유해 미국 정부의 정보 제공 요구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강경한 분위기가 업계에 퍼졌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고객 정보를 저장할 다양한 기법들을 채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한 신생 기업 설립자인 래리 가데아는 자신의 회사가 민감한 고객 정보를 다뤄왔는데 최근 이들 데이터를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데아는 “우리는 가능한 최소한의 정보만 유지해 정부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요구했을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게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데이터에 굶주린 기술 기업들에 있어 매우 주목할만한 반전인 셈이다. 그동안 구글뿐만 아니라 신생 기업들까지도 고객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을 수 있는 능력에 성공이 달렸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FBI와 애플 사태를 계기로 미국 정부의 고객 정보 요구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기술 업체들도 애플 입장에 동참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일부 대형 기술 기업들은 축적된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마크 앤드레센은 “엔지니어들은 원래부터 반정부적인 것이 아니라 강경화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FBI와 미 정부가 암호화 금지를 원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사건과 관련해 테러범이 쓰던 iOS 9 탑재 아이폰 5c의 잠금 해제 요청을 애플에 했다가 자체적으로 잠금해제에 성공했다며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신생 기업들은 고객의 암호화된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방법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리처드 버 상원의원 등의 법률안에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과거 2년간 많은 기업이 암호화를 채택했다. 최근 변화는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접근 방지를 위한 키를 만든 것인데 애플부터 시작해 실리콘밸리 전체로 퍼지고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잠금장치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미 사법 당국으로선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암호화 금지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말하면서도 정보에 접근할 기술적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도 내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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