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총격범, 10년전 대학 캠퍼스에서 총기 난사 위협

올랜도 총격범, 10년전 대학 캠퍼스에서 총기 난사 위협

입력 2016-06-17 03:49
업데이트 2016-06-17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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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아카데미 수강하다 “여기서도 총기 난사 있을 수 있다” 운운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범이 10년 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총기 난사 위협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디언 리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교정 아카데미(Correction Academy)를 함께 수강했던 동료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당시 플로리다 교정국 수습직원으로 마틴 교도소에서 일하던 마틴은 경찰관이 되기 위한 디딤돌로 이 과정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시작된 지 몇 개월 뒤에 마틴은 총기 사건에 휘말렸다고 당시 동료들은 회상했다.

클린턴 쿠스타르는 “수업이 막 시작되려고 하는데 마틴이 주차장의 차에 앉아 있었고, 수사 요원들이 그의 차를 에워싼 뒤 그를 내리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날 늦게 고위 교직원으로부터 마틴이 캠퍼스에 총을 가지고 오겠다고 위협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역시 동료였던 트레버 브레이든은 “마틴이 차에 총을 갖고 있었다는 말을 다른 동료한테서 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동료는 이 일이 있기 며칠 전에 마틴이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불과 며칠 전에 발생해 33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를 언급한 뒤 “여기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마틴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이 동료는 전했다.

마틴은 이 일이 있었던 직후에 수습 교도관을 그만둔 것으로 돼 있다.

플로리다 교정부는 마틴이 마틴 교도소에서 근무한 기간은 확인해 줬지만, 마틴이 수습 교도관으로 했던 일이나 교도소 근무를 그만두게 된 경위 등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수습 교도관을 그만둔 이후 마틴은 민간 보안 회사인 ‘G4S 시큐어 솔루션스’와 세인트 루시 법원 등에서 2013년까지 근무했다.

세인트 루시 법원을 그만둔 것은 선동적인 말을 한 것이 이유였다고 세인트 루시 카운티 보안관은 밝혔다.

마틴의 문제아적인 행동은 어릴 적 학교 기록에서도 볼 수 있다고 일간지 USA 투데이가 소개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1992∼1999년 마틴의 초등학교·중학교 시절 학생기록부 자료를 보면, 마틴은 영어 구사에 애로를 겪고 수업에 지장을 주는 학생이었다. 마틴은 아프가니스칸계 미국인으로 뉴욕 주 웨스트베리에 살다가 1991년 플로리다 주 포트세인트루시로 이주했다.

마틴은 중학교 초기 시절까지 동급생을 때리고 교사에게 불손하게 굴어 31차례나 학교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의 절반 이상은 5학년 무렵인 1996∼1997년에 나왔다.

매리포사 초등학교에 다니던 3학년 때 그는 이미 ‘욕하고 무례하며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학생’으로 평가받았다. 종종 폭력적이고 음란한 말을 하다가 선생님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학교 이름인 ‘매리포사’ 대신 ‘마리화나’(대마초)로 개사해 교가를 부르기도 했다.

수업 시간에 교사에게 대들고 조롱하는 것은 물론 동급생 폭행도 멈추지 않아 4학년이던 1995년엔 교사, 심리학자, 전문상담가, 학부모로 이뤄진 ‘학생연구팀’에 회부돼 조사를 받았다.

마틴의 중학교 시절 교사는 그가 단순히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대한 동기 부족에서 오는 언어간섭현상으로 인식 저하를 겪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마틴은 게이 나이트클럽 범행을 하기 5∼6주 전에 플로리다 주 젠슨 비치에 있는 한 총기판매가게에 들러 방탄복과 대규모 실탄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게에 있는 동안 마틴은 중동 언어로 누군가와 전화 통화했으며, 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직원들이 지켜봤다.

이 가게의 직원은 “그는 일반인이 묻는 일반적인 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총기판매가게는 방탄복은 보유하지 않은 데다가 대규모 실탄 판매를 거절해 마틴은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갔다.

마틴은 이후 다른 가게에서 권총과 소총을 샀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증오에 기반을 둔 범죄이면서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 수사 당국은 각종 물품과 서비스의 매매·알선 인터넷 사이트인 크레이그리스트를 통해 ‘올랜도 스타일’의 학살을 샌디에이고에서 재현하겠다는 협박이 유포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폭스 방송 등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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