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운동선수에 징역 25년 vs 6개월…美법원 판이한 판결

‘성폭행’ 운동선수에 징역 25년 vs 6개월…美법원 판이한 판결

입력 2016-06-20 10:22
업데이트 2016-06-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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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더빌트대학 전 미식축구 선수, 유죄 인정돼 징역 15∼25년 불가피

의식 불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미국 대학 소속 운동선수들에 대해 법원이 전혀 다른 판결을 내리자 미국 사회가 다시 들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 주 법원 배심원단은 2013년 6월, 자신과 데이트 중이던 여성이 정신을 잃자 동료 세 명에게 성폭행하도록 부추긴 뒤 자신은 이를 동영상과 사진으로 찍어 총 8가지 혐의로 기소된 전 밴더빌트 대학 미식축구 부원 브랜든 밴던버그(23)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밴던버그는 7월에 열리는 최종 선고 공판에서 테네시 주 법에 따라 최소 15년에서 최대 2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7명과 남성 5명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은 밴던버그가 피해자를 신체적으로 학대하진 않았지만, 친구들을 유인해 성폭행 범죄를 사주하고 이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유죄가 확실하다고 밝혔다.

성폭행에 가담한 세 명 중 코리 베이티는 이미 유죄 평결을 받았고, 유죄를 인정하지 않은 나머지 2명은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대학 운동부 남자 학생들의 성 문란이 도를 넘은 상황에서 밴더빌트 대학은 “배심원단의 평결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는 용인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면서 “캠퍼스 내에서 성폭행 문제와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성범죄에 대한 테네시 주 배심원단과 밴더빌트 대학의 단호한 태도는 지난 2일 유사 범죄를 저지른 스탠퍼드대학 전 수영선수 브록 터너(20)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대조를 이뤄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터너는 지난해 1월 교내 캠퍼스에서 만취해 정신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하다가 체포돼 올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 지방법원의 에런 퍼스키 판사는 터너가 지역 공동체에 위협이 되지 않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사유를 적용해 그에게 카운티 구치소 복역 6월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다.

최대 징역 14년이 가능한 선고 형량이 비상식적으로 줄어들자 온라인 청원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스키 판사 퇴진 운동이 거세게 벌어졌다.

미국 NBC 방송은 현재 퍼스키 판사 퇴진 운동에 120만 명 이상이 서명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그를 주민 소환 투표에 회부하자는 운동이 서서히 일고 있다고 전했다.

퍼스키 판사가 선거에서 선출된 만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그를 판사직에서 내쫓겠다는 것이다. 주민 소환 투표가 성사되려면 등록 유권자 5만8천634명의 서명과 퍼스키 판사를 소환하겠다는 유권자의 확약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

지역 일간지 테네시안의 칼럼니스트로 터너 판사 퇴진 운동에 서명한 언론인 프랭크 대니얼스는 밴던버그 사건의 예상 형량과 비교해 무척 관대한 처분을 내린 퍼스키 판사에게 분노해야 한다면서도 학내에 만연한 성범죄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대학 측의 무능력도 함께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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