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이 넘는다고…” 상대적 평등사회 일본서 고액연봉 논란

“100억원이 넘는다고…” 상대적 평등사회 일본서 고액연봉 논란

입력 2016-06-23 14:54
업데이트 2016-06-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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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CEO급 고액 보수 공개에 반응 엇갈려

일본은 상대적인 평등사회다. 기업의 말단사원과 최고경영자가 받는 보수의 차이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처럼 파격적인 고액연봉자는 적다.

이런 일본에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급의 고액연봉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부터 인터넷 포털 등에서는 ‘245억엔(2천690억원)’, ‘10억7천100만엔(약 117억원)’이라는 외국인 경영인들의 고액 보수를 둘러싸고 뜨겁게 논쟁이 벌어졌다.

245억엔은 소프트뱅크 그룹 부사장에서 물러난 니케시 아로라의 재직 2년간 보수다. 10억7천100만엔은 닛산 카를로스 곤 사장의 작년도 보수다.

아로라 전 부사장은 구글의 수석부사장에서 재작년 9월 소프트뱅크의 경영에 참여한 뒤 작년 6월 부사장에게 취임했다. 창업자인 손정의 사장의 후계자로 지목돼 화제를 뿌렸다.

그런데 22일 주주총회에서 갑작스럽게 퇴임한 그에게는 재작년도 계약 시의 보너스를 포함해 165억엔 가량이 지급되었고, 작년도 보수는 80억엔 가량인 것으로 공개됐다.

같은 날 닛산 주주총회에서는 곤 사장의 작년도 보수가 전년보다 3천600만엔 많은 10억7천100만엔으로 밝혀졌다. 곤 사장은 “다른 글로벌기업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주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인터넷상에서는 놀라움과 함께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아로라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200억엔 이상의 보수를 받아…믿을 수 없다”거나 “(프로)구단을 살 수 있는 금액”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에서는 “해외 투자 안건을 주도적으로 처리해 소프트뱅크에 매각 이익을 가져다준 것을 생각하면 성공이 아닐까”라며 손정의 사장의 경영 판단을 존중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프랑스 르노의 4월 주주총회에서도 고액 보수 논란에 휩싸였던 곤 사장에 대하여는 “솔직히 굉장하다” 등의 글이 올랐다. 아로라 전 부사장에 비해 “곤의 10억7천만엔은 적네”라는 글도 있었다.

일본 샐러리맨 급여는 낮은 편이다. NHK에 따르면 일본 국세청 조사 결과 재작년 일본 민간기업 종업원의 평균연수입은 415만엔(약 4천557만원)이다.

곤 사장 연간 보수의 258분의 1이다. 평균급여는 최근 20년간 가장 낮았던 2009년 406만엔보다는 조금 좋아졌지만, 낮은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고 NHK는 지적했다.

일본에서도 거액보수를 받는 경영자는 늘고 있다. 2014년도 일본 상장기업에서 1억엔이상 보수를 받은 임원은 411명이다. 2010년에 연봉 1억엔 이상 임원의 공개를 의무화하고 나서 처음 400명을 넘었다. 10억엔을 넘는 임원도 곤 사장을 포함해 5명으로 사상 최다였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연봉 차이가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NHK는 “많은 서민들을 쓸쓸하게 하는 격차문제가 이번 거액 보수 뉴스에 주목하게 된 배경인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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