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집단성폭행범들, 보석 중 피해여성 또 성폭행…‘공분’

인도 집단성폭행범들, 보석 중 피해여성 또 성폭행…‘공분’

입력 2016-07-18 16:27
업데이트 2016-07-18 16:2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피해 여성 ‘최하층 카스트’ 출신…카스트 차별 문제도 재점화

인도에서 3년전 한 여성을 집단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5명의 남성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기간에 피해 여성을 또다시 성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도 사회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특히 피해여성이 인도 카스트 신분 체계에서 최하층인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이고 가해 남성들은 피해여성보다 상층 카스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카스트 차별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18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로탁에서 한 20세 여학생이 지난 13일 밤 성폭행당해 의식을 잃은 채 수풀에 버려졌다가 행인에게 발견됐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3년전 자신을 성폭행했던 남성 5명이 또다시 학교에서 귀가하던 자신을 강제로 차에 태워 집단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남성 5명을 성폭행 혐의로 다시 입건했지만 사건 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한 명도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피해여성이 달리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가해 남성들은 2013년 초 이 여학생을 집단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들 중 3명은 애초에 불구속됐고 다른 2명은 구속됐으나 곧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의 가족은 성폭행범들이 그동안 고소를 취하하고 합의하라며 수차례 협박했다면서 이에 응하지 않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인도 방송과 신문으로 널리 알려지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성폭행범뿐 아니라 이 같은 일을 벌어지게 한 사법 현실과 사회 문화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 댓글에서 “어떻게 집단성폭행범을 보석으로 풀어줄 수 있나”면서 성폭행에 관대한 사법시스템을 질타했다.

다른 네티즌은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으니 중범죄 혐의자들도 재판 도중에 보석으로 풀려난다면서 더딘 재판 속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소를 먹은 이들을 처벌하는 데에는 신경 쓰면서 여성 보호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암소가 여성보다 더 많은 보호를 받고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인도에서는 2012년 12월 한 여대생이 뉴델리 버스 안에서 집단 성폭행당해 숨진 사건이 국내외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성범죄에 대한 형량이 높아지고 성범죄에 신속재판절차가 도입되는 등 성범죄 대응이 강화됐다. 하지만 2014년 한해 강간 사건이 3만 6천여건 발생해 전년대비 9% 증가하는 등 성범죄는 줄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