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지지했지?” 터키 임신부, 길거리서 집단폭행 당해

“쿠데타 지지했지?” 터키 임신부, 길거리서 집단폭행 당해

입력 2016-08-03 19:52
업데이트 2016-08-0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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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에서 임신 6개월째인 여성이 퇴근길 거리에서 쿠데타 지지자로 몰려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3일 터키 매체 휴리예트데일리에 따르면 일간지 에브렌셀에서 비서로 일하는 하잘 욀메즈가 2일 저녁 퇴근 길에 이스탄불 코자무스타파샤 구역에서 어디선가 나타난 남녀 무리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현재까지 태아에는 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욀메즈는 “매일 다니는 길로 퇴근하던 중 부르카(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를 입은 여성이 갑자기 뒤에서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는 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휴리예트데일리가 전했다.

부르카를 입은 가해자는 “왜 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느냐? 너는 쿠데타 지지자이고 (테러 배후로 지목된) 귈렌주의자”라고 외치며, 주변 사람들까지 폭행에 끌여들었다.

욀메즈가 땅바닥에 쓰러졌지만, 이들은 폭행을 계속했다.

모여든 가해자 중 2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이 동네에 우리가 알아낸 4명이 더 있다. 다음엔 그들 차례”라고 위협했다고 욀메즈는 진술했다.

욀메즈가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자 한 행인은 “당신이 쿠데타를 지지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저들이 공격한 것”이라며 외면했다.

한동안 폭행을 당한 욀메즈는 60대 여성 행인의 도움으로 가해자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욀메즈는 병원치료를 받은 후 의사에게 폭행 피해를 담은 진단서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의사는 “진단서를 써줄 수 없으니 그냥 경찰에 가서 고소하라”고 말하고, “태아가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당신이 임신한 걸 몰랐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라”고 덧붙였다고 욀메즈는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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