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탠퍼드대 성폭행 논란 후폭풍… “교내 파티에 독한 술 안돼”

美 스탠퍼드대 성폭행 논란 후폭풍… “교내 파티에 독한 술 안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8-23 17:22
업데이트 2016-08-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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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로고)가 교내 파티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스탠퍼드대 언론 ‘스탠퍼드뉴스’에 따르면 스탠퍼드대는 학부생이 참가할 수 있는 모든 교내 파티에서 주류 가운데 알코올 도수 20도를 초과하는 ‘하드 알코올’ 음주를 금지한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학부생 기숙사에 750㎖가 넘는 대용량 증류주도 반입할 수 없게 했다.

 다만 참가자가 100% 대학원생인 파티에는 도수 높은 술을 반입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만취해 정신을 잃은 여성을 학교 캠퍼스에서 성폭행한 전 스탠퍼드대 수영선수 브록 터너(20)가 스탠퍼드의 폭음하는 문화가 범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고서 나온 조치다.

 근처 팰로앨토에 사는 직장인이었던 피해 여성은 터너가 소속된 카파 알파 프러터니티(남자 대학생들이 모여 사는 기숙사식 사교클럽)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

도수 높은 술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캠퍼스 술 문화를 의미 있게 바꾸려는 취지에서 술 관련 학칙을 개정했다고 스탠퍼드대는 설명했다.

 하지만 파티에서 술을 금지하는 것이 음주 사고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풍선효과를 불러올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 여론도 들끓고 있다.

 성폭력에 더욱 취약한 공간인 기숙사 방에서 폭음하거나 학생들이 파티가 시작하기 전에 과음하고서 파티에 나타나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셸 랜디스 도버 스탠퍼드대 법학 교수는 바뀐 학칙에 대해 “학생들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 같다”면서 “음지에서의 음주를 부추겨 학생들이 공공장소가 아닌 곳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술을 마시게 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이어 “학내 성폭력을 막고자 음주 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관리자들은 운동선수들이 참가하는 프러터니티 파티를 어떻게 규제하는지를 재평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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