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총통, 디지털 장관에 35세 트랜스젠더 해커 임명

대만 차이잉원 총통, 디지털 장관에 35세 트랜스젠더 해커 임명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08-31 22:05
업데이트 2016-08-3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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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국민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35세의 트랜스젠더 해커를 장관급인 ‘디지털 정무위원’(국무위원)에 임명했다고 대만 언론이 3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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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행정원은 정치와 사회적인 목적을 위해 웹사이트를 해킹하는 해커인 ‘핵티비스트’로 유명한 탕펑(唐鳳·영어 이름 오드리 탕)을 새로 만든 디지털 정무위원으로 중용했다고 밝혔다.

 탕펑은 대만 정부 각료로서 최연소이자 최저학력, 그리고 최초 트랜스젠더여서 화제가 되고 있다. 탕펑은 10여 년 전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했으며, 그의 그런 선택을 부모도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탕펑은 5세 때부터 세계 명작을 읽기 시작했고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12세 때 프로그래밍 언어인 펄(Pearl)을 독학,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하는 등 재능을 보였다.

 14세 때 중학교를 중퇴한 탕펑은 그로부터 2년 뒤 스타트업을 세워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애플, 벤큐 등 대형 IT회사의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학력은 중학교 중퇴가 전부이다.

 대만 행정원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탕펑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고 프랑스 외교부, 경제부, 파리시청, 스페인 마드리드 시청도 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펑은 최근 ‘영시정부’(零時政府), ‘브이타이완(vTaiwan)’ 등 웹사이트를 개설해 국민이 현안을 토론할 공간을 제공했다. 차이잉원 정부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경제문제에 관한 대국민 토론도 다음 달 브이타이완을 통해 열린다.

 행정원은 탕펑 신임 디지털 정무위원이 정부와 국민간 직접 소통을 위한 교량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탕펑은 “(정부와 국민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이잉원 총통은 총통 선거 후보 시절부터 “소통, 소통, 재소통”(溝通, 溝通, 再溝通)을 강조한 바 있어 이번 인사가 대만 정부의 대국민 소통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대만에서는 동성연애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아 그의 임명에 대한 논란도 별로 없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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