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급의 슈퍼태풍 ‘하이마’가 필리핀 북부 지방을 강타하면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AP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전날 밤 11시께 필리핀 루손 섬 북부 카가얀 주 해안에 상륙한 22호 태풍 하이마의 순간 최대 풍속은 시속 315㎞로, 2013년 7천3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하이옌’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에 필리핀 재난 당국은 태풍 이동 경로 등에 있는 취약지역 주민 9만여 명을 대피시켰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상식량과 식수를 필요 이상으로 사들이는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났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태풍 상륙후 하루가 지난 20일 오전 현재 산사태와 홍수 등으로 인해 최소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루손섬 중부 벵게트 주에서는 건설노동자 2명이 산사태에 매몰돼 목숨을 잃었고, 인근 이푸가오 주에서는 주민 2명이 홍수에 휩쓸려 숨졌다.

이사벨라 주에서는 침수된 주택가를 벗어나 대피소로 옮겨지던 70대 남성이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지기도 했다.

폭우와 강풍으로 전력공급 및 통신이 마비되거나 길이 끊겨 마을이 고립되는 피해도 잇따랐다.

태풍이 상륙한 카가얀 주에서는 차량이 뒤집히고 전신주가 쓰러지는가 하면 상점가의 유리창이 모조리 깨질 정도로 피해가 컸지만, 아직 대형 인명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필리핀 재난당국은 전했다.

하이마는 필리핀 내륙 산간지역을 지나면서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185㎞ 수준으로 약화한 것으로 관측됐다.

필리핀 기상청은 하이마가 이날 중 남중국해로 빠져나간 뒤 중국 남부로 향할 것으로 예보했다.

연합뉴스